지난 3월 20일 새벽에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제전망 요약(SEP)은 꿈자리만큼이나 뒤숭숭했다. 성장률 전망(1.4%→2.1%),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2.4%→2.6%), 실업률 전망(4.1%→4.0%)은 금년 들어 미국 경제의 여러 지표 흐름으로 볼 때 예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점도표(dot plot)의 금년 중 금리인하 전망 중간값(median)이 3회로 유지된 것은 이러한 경제 전망들과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었다. 금리인하 횟수 전망이 줄어들 것을 예상했던 금융시장은 안도하고 환
몇 년 전에 자산운용업계 경영자와 만나 한국 증시에 대해 아주 열띤 토론을 하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해에 일을 시작하여 1990년대 후반에 펀드시장의 호황기를 함께 경험했다. 매일 밀려 들어오는 투자자금을 조금이라도 잘 투자하겠다고 열심히 기업 방문을 다니느라 전국이 일터였다. 그러나 기업은 순진한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솔직하고 투명하지 않아 투자에 고생을 많이 했다. 보통 30년이면 한 세대가 바뀐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는 한 업종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에서는 이해가 안 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온다고 한다. 공화당의 경선 결과를 지켜보고 있자면, 트럼프가 공화당을 대표하여 47대 대통령 자리를 놓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매치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지지율에서도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서고 있고, 대부분의 경합주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더 높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면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다만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까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시장의 기대보다 지연되면서 고금리 장기화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 대출의 연체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경기에 후행하는 PF 리스크의 현실화 과정이 연내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 또한 크다. 주택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한창이다.주택건설경기 부진 속에서 해소되지 않은 미분양 리스크와 수요시장 위축이 심화된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거래량이
최근 들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정책금리 방향에 대한 전망이 다양해지고 있다. 아직 우세한 전망은 연준이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하나, 상반기 중 조기 인하가 아닌 하반기 쪽으로 연기되는 것이다. 물론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의 종점은 명목 중립금리인 2.5%로 향하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연준의 다음 행보가 정책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일 수 있다고 전망도 한다. 얼마 전 미국의 전 재무장관이었던 래리 서머스는 이러한 가능성이 15% 정도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망은 이번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는
지난달 미국 증시에 상장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연일 화두다. 총 10개의 ETF가 동시 상장했으며 운용사 중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블랙록, 피델리티 등도 포함돼 있다. 상장 후 5주 정도 지난 현재 시점에서 총 유입자금은 50억 달러에 달한다. 일부 ETF에서의 자금 유출을 감안하더라도 하루 평균 2억~3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에 순유입된 것이다. 그 규모와 속도는 가히 역대급이라고 불릴 만하다. 세계 최대 금 ETF인 GLD는 운용자산이 50억 달러 수준에 이르기까지 2년이 걸렸
밤낮으로 일하던 1990년대 초 어느 날 늦은 저녁, 담당 책임자가 '중앙은행의 가장 기본적 업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뜬금없는 질문에 발권, 즉 화폐 발행이라고 답을 했으나 그는 '환(換)'이라 했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멀리 있는 채권자에게 현금 대신에 어음, 수표, 증서 따위를 보내어 결제하는 것'이라는 국어사전의 정의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지난 학기 경제원론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지폐와 동전, 즉 현금보다 은행이
최근 자본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공정성은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주식시장에서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지적되어온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정책당국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민 재테크 수단인 펀드가 처음으로 1천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사모펀드 시장의 빠른 성장에 비해 공모펀드 시장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는 업계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완전 판매, 투자자의 수익률 불만 등이 이어지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최근
2024년 주요 글로벌 경제 이슈올해는 세계 경제가 확연히 팬데믹(Pandemic)을 뒤로하고 새로운 사이클에 접어드는 첫해라고 할 수 있다. 엔데믹(Endemic)의 이야기는 작년 초부터 나왔지만, 공식적으로 그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점은 2023년 말이라 볼 수 있다. 작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해제한 데 이어, 정부가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가 2023년 12월
연초부터 부동산시장이 수면 아래 소란하다. 표면적으로는 서울 중심 지역에서도 재고 주택의 거래 부진과 호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고 상반기 재정투자를 집중하기로 하면서 매수 타이밍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개인적으로 볼 때, 이번 1·10 대책은 주택 공급이나 건설경기 회복에 있어서 즉시 효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도심 재건축 및 정비사업 활성화, 비아파트 틈새 주택 공급 개선, 신도시 공공주택 공급 확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유동성 지원을 통한 건설산업 리스크 해소 등 주요 이
지난해 말 바닥이 뚫린 듯 하락했던 국채 금리가 새해 들어서는 반등하는 모습이다. 금리 하락과 함께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시장도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다시 1,310원대로 상승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최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2024년 들어서도 시장의 변동성이나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등 경제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돌아보면 2023년을 시작할 때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예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 전망은 두 가지 이유에서 밝다고 할 수 있다. 매크로 환경 변화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그것이다. 이를 자산 가격 움직임의 원리, 네트워크 효과, 화폐 현상, 그리고 자산운용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자산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효과와 내재 가치 상승으로 구성된다. 명목 경제 성장률이 인플레이션과 실질 성장률로 구성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인플레이션 효과란 자산 가격을 표기하는 회계 단위의 확장에 의한 가격 상승이다. 전 세계 주요 자산의 가치 측정에 사
연말 연초 벽걸이 달력을 새것으로 바꾸어 달 때면 새해의 운을 점치게 된다. 2024년 갑진년에는 행운이 함께 할까. 그 어느 때보다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갈망이 크다. 지난해 10월 및 12월 두 차례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금융시장에 강세 심리가 자리 잡히는 계기가 되었다. 장기 시장금리가 동 회의가 끝나고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하락 기조가 굳어졌다. 10월 말경 5%를 넘보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두 달여 만에 3.9% 아래로 내려앉았다. 8월 이후 급등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낙하하였다.
어느덧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저물어간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자산운용기관들은 올해의 실적을 정리하면서 내년에 대한 전망을 통해 자산운용전략을 수립한다. 전년도 예상과 달리 금년도 실적은 늘 변동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전망을 통해 내년 전략을 수립한다. 이러한 과정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장기적으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자산운용전략을 추구해 나아가는 데 있다고 본다.지난해 전 세계 자산운용기관들은 이례적인 주식, 채권 동반 약세로 대거 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팽배
최근처럼 한국에 이렇게 많은 경제전문가가 있었던가 하고 느낀 적은 없다. 물론 '경제'라는 것은 그 경계가 모호한 용어이기 때문에, 광의로 보면 전통적으로 다루어지는 거시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노동시장, 부동산시장은 물론 개인들의 자산관리 영역까지도 포함된다. 즉 먹고 사는 문제는 모두 '경제'가 된다.그러다 보니 이코노미스트들의 백그라운드도 다르고 자신의 전문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나아가 경제학이 아닌 경영학이나 사회학 관점에서 경제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이다. 경영학만 하더라도 세간에서는 경제학과 비슷한 학문
12월 중순 현재, 전국 아파트시장에서 거래량 감소에 따른 실거래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중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을 기다리며 매수자들은 싼 매물에만 반응하고, 매도자들은 반대로 수요심리가 회복되길 기다리며 상호 관망세가 짙어졌다. 12월 첫째 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시세 조사 결과 서울이 29주 만에 주간 하락 전환했고, 전국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내림세다.내년 집값 전망에 한창인 투자자들은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금리 인하에 따른 거래 정상화
지난 11월 말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러한 결정은 만장일치였으며, 회의 의장인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6인의 의원 중 4명이 3.75%로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 위원 절반 이상이 향후 경제 상황이 금리 동결보다는 인상 쪽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또한,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방향에서 통화정책 긴축기조 지속 기간에 대한 표현을 '상당 기간'에서 '충분히 장기간'으로 변경했다. 기준금리 동결이 당초보다
평창 올림픽 당시 내한했던 한 서유럽의 스케이트 선수가 맥락 없이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판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평소 한국에 관심이 없는 외국인이 어쩌다 한번 접한 소식이 개고기 문화였다면 그 사람은 평생 한국에 대해 단편적이고 왜곡된 인식만 갖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중들의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인식 또한 이런 방식으로 형성된다.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만 어쩌다 한번씩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 '코인은 위험한 것' 또는 '코인은 사기꾼들의 소굴'이라고만 생각하고 확증 편향을 통해 그러한 인식이 굳어진다. 몇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우리는 혀를 내두르곤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화와 충격에 둔감해졌는지 모른다. 잦은 변동성은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순환적이면 견디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추세적이라면, 한 세대를 넘어가는 새로운 시대의 징조라면 눈을 크게 뜨고 긴장해야 한다. 얼마 전 '글로벌 마이너스금리 채권 시대 종료 임박'이라는 제목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한때 4천여개에 달했던 글로벌 마이너스금리 채권이 지난 11월 8일 8개로 감소
이웃 나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한국인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나라지만 잘 모르는 것이 많은 나라다. 한편 한국과 유사한 점도 많아 향후 한국의 미래를 예측할 때 참고하기에 좋은 선행지표이기도 하다. 일본은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국가에서 어떤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였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참고하곤 했다.최근 일본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반전의 열쇠는 바로 자본시장에서 자산운용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하여 국가의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