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뜬금없이 총선 선거운동 판에 등장했다.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청을 들고 온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를 집무실에서 만나 사진까지 찍었다.통화정책 전환이 논의되는 민감한 시기에 정책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릴 위험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15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최근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인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면담했다.김 후보자는 지난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총재와의 면담 사실을 알리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연초부터 분주한 외환시장 참가자들 시선은 하나같이 하반기에 쏠려 있다.오는 7월부터 정식 시행되는 '외환시장 선진화'(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국내 외환시장의 개장 시간이 새벽 2시까지 대폭 연장되고, 런던과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외국 금융기관(RFI)의 시장 참여가 본격화된다.대대적인 시장 변화가 시작되기까지 3개월여만을 남겨두고 있다.재작년 2월 외환시장 선진화의 로드맵은 처음 공개됐다.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래 70여년 만에 변화는 당장 넘기 어려운 '큰 산'처럼 느껴졌다.모두가 가보
전쟁이라도 벌어진 걸까. 지난해부터 한 달에 천 곳이 넘는 가정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주거 불안으로 내몰린다. 돌려받지 못한 금액도 수천억 원을 헤아린다.이것은 어디까지나 통계로 잡힌 것에 한정한 피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세보증금 총액은 1천58조원으로 추정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지난해 월 평균 전세보증 사고율이 8.6%이니 매월 91조 원의 전세보증금이 제때 반환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끔찍한 일이다.지난해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 등에서 대규모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터지자 정부도
"작년보다야 낫겠지만 올해도 만만치 않을 거 같다"이달 연합인포맥스가 송고한 '증권사 CFO가 말한다' 시리즈에서 증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한 해도 험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수적인 기조와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다.분위기가 가라앉은 곳은 증권가만이 아니다. 서점가의 경우 쇼펜하우어의 비관론에 빠졌다.교보문고 2월 셋째 주 인문 베스트셀러 1위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다. 쇼펜하우어 철학을 담은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4위)'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5위)'도 잘
새해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후진적인 지배구조와 저조한 주주환원, 세금 문제 등이 얽혀 국내 증시 저평가를 초래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지난달 말까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였던 홍원식 회장이다.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자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1977년 입사했다. 1990년 처음 대표이사에 오른 뒤 30년 넘게 회사를 이끌었다.그러나 2010년대 이후 대리점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8년 저서 '초격차'에서 부서간 사일로(칸막이)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부서장의 교차 배치를 언급한 적이 있다.그는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나 부서의 공통점은 모두 사일로처럼 사업부서와 인력자원이 분리돼 있다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제가 사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있다. 사일로에 소속돼 있는 인력, 특히 책임자를 서로 교차 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제품 개발의 왕'을 그 사일로에서 차출해 '제조의 왕' 자리에 앉혀주는 것"이라며 "그것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게 전광석화처럼 인사발령을
"주주행동주의자 아베 신조를 만나보세요(Meet Shinzo Abe, shareholder activist)"세계적인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가 2015년 6월에 발간한 아베 전 일본 총리 스토리의 제목이다. 아베 전 총리는 주로 아베노믹스·3개의 화살 등의 경제정책으로 알려졌고, 행동주의자적 면모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었다.2022년 7월, 총기 테러로 목숨을 잃은 아베 전 총리의 자본시장 정책은 일본 주식시장이 불을 뿜는 요사이에 또다시 재조명되고 있다.연초 이후 닛케이지수는 3만7천 선에 육박하며 버블경제 때인 1989년의 고점
만성적인 유동성 부족 상태인 물가채로 인해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 지수가 제대로 된 물가 전망을 반영하지 못하고 시장과 괴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24일 연합인포맥스 채권지수 BEI(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전일 기준 BEI는 2.513%로 집계됐다.BEI는 시장이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으로 국고채 10년물과 물가채 10년물 금리의 차이다.최근 BEI는 지난해 내내 상승하다가 11월 들어서 하락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다시 상승하는 양상이다.지난해 연말 2.375% 수준이었는데, 올해 들어 13.8bp나 올
외환 사업에 뛰어든 토스뱅크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글로벌 명품 기업들이 선택했던 행사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선 토스뱅크의 경영진들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팀 쿡 같았다는 평가가 나온다.토스뱅크 외화통장은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단연 하나금융그룹의 트래블로그를 겨냥한 승부수였다.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는 트래블로그는 MZ세대를 공략하며 하나금융의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시키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기존 제도권 금융에서 보기 힘든, 그것도 그간 등한시됐던 외환
"채권단과 정부,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9일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등장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일부 자구계획 미이행' 논란을 자초하며 채권단 여러분께 오해와 혼란을 드렸던 점, 사과드립니다"라며 스스로 잘못을 언급했다.윤 창업회장에 이어 입장문을 낭독한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도 "국민과 정부, 채권단에 깊은 염려를 끼쳐드려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정중히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라고 카메라를 향해 연신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대상 공개매수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21일 MBK의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은 25일까지지만, 23~25일이 휴일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청약이 가능한 날은 오는 22일이 마지막이다.MBK는 지난 5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손잡고 회사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섰다. 20일에는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가세했다.그러나 판세는 차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직업 관료 출신으로 무난한 기용이라는 평가를 받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이력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박상우 후보자는 지난 2016년 LH 사장에 취임해 2019년 임기를 마쳤다. 퇴임 후 그는 피앤티글로벌이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작년 9월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LH로부터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2억7천만 원에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가 주계약자이고 피앤티 글로벌은 공동이행업체였다.박 후보자는 "LH 연구용역은 2개 업체가
"판이 바뀔 수 있다"달라질 리더십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NH투자·메리츠·키움증권의 대표가 바뀌었고, 대표가 바뀌지 않은 증권사에서도 새로운 얼굴의 부문장·본부장이 각자의 조직을 이끌게 됐다.리더십이 중요한 시기다. 내년에도 증권업계의 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불확실성 속에서 불안감이 높아질수록 구성원은 리더를 바라본다.'월가 왕(King of Wall Street)'이라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은 위기 때 빛을 발한다.
한국은행 웹사이트에는 서울 외환시장을 대표하는 민간 중심의 자율 협의기구인 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 정보를 담고 있는 페이지가 있다.웹페이지는 그러나 외시협의 과거 정보만 담고 있다. 새로운 회원사, 규제나 가이드라인의 변화에 대한 정보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장외거래로 운영되는 외환시장의 특성상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외환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외시협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시장 운영을 이끌어가고 있다.외시협에 따르면 현재 회원사는 5일 현재 모두 45곳으로 이 가운데 증권사는 10곳
한국은행 제1의 책무인 '물가'를 매달 발표하는 것은 정부(통계청)다. 반대로 정부의 성적표인 '성장률'은 한은이 매 분기 집계한다.왜일까. 견제와 균형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된다. 책무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과도하면 어떤 식으로든 통계도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이를 사전에 방지한 것이다.한은과 정부의 관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적절하다는 인식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성장률을 제고하려는 열망이 너무 강하면 금리인하를 바라게 되고 고물가를 둔화하려는 갈망이 과도하면 경제 둔화를 바라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결국 각자
한때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됐던 다큐멘터리 '차이나 허슬'에는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자가 영웅적인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머디워터스 리서치를 설립한 카슨 블록은 미국의 공매도 행동주의자다. 나쁜 기업을 저격하고, 주가 하락으로 돈을 번다. 부정한 기업이 많아 시장이 더러울수록 먹거리가 많다. 회사명은 "물고기는 흙탕물에서 잘 잡힌다"라는 뜻의 혼수모어(混水摸魚)에서 차용했다.공매도 행동주의는 일반 행동주의와 비슷하다.행동주의자는 기업의 저평가 요인을 분석하고, 캠페인을 펼친다. 다른 주주와 소통하며 주가 정상화를 도모한다. 공매도 행동주
불면불휴(不眠不休)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자지 않고 쉬지도 않으면서 일에 매진하는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난 20일을 요약하자면 다소간의 과장이 있지만 '불면불휴'가 가장 어울릴 듯하다.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주말 일정도 비우지 않고 소화하기로 유명하지만 최근 20여일은 단 하루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일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지난달 13일 세종에서 열린 국토연구원 정책연구협의회에 참석했던 원희룡 장관은 다음날 서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다.일요일인 15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의 신성(新星)이 결국 사기꾼으로 전락했다.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FTX를 설립한 샘 뱅크먼-프리드. 가상자산 업계의 제왕으로 불렸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2일 뉴욕 법원에서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증권사기 등 7개 혐의에 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객 자금을 빼돌려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뱅크먼-프리드가 1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 검찰은 가상자산 산업이 새로운 산업이라면서도, 뱅크먼-프리드의 사기행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범죄행위와 같다고 지적했다.국내 가상자산 업계도
식물을 키워본 사람은 안다. 식물은 물 없이 살 수 없다.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썩는다. 지나친 수분이 뿌리의 호흡을 막는다. 보이지 않는 흙 속의 뿌리가 썩으면 잎도 노랗게 시들어간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그제야 깨닫는다.시장은 유동성 없이 살 수 없다. 유동성이 마르는 건 공포 그 자체다. 중앙은행은 위기 때 유동성 공급으로 대응했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0년, 팬데믹에 맞서 제로금리(0%)와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를 재가동했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관전용 사모펀드(PEF)가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왔다.다만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증인이 답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채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호통치는 모습이 반복된 탓이다.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부재훈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츄에이션스 부회장과 마주했다.김 의원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와 관련한 사안을 묻겠다며 부 부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MBK파트너스는 bhc의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의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