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에 균열이 가고 있다. 코스피는 기업 이익 전망 하향과 배터리 산업으로 쏠렸던 자금이 빠지면서 연중 고점 2,668 대비 300포인트 넘게 내렸다. 주식시장에 잠재했던 각종 사건·사고도 튀어나오고 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유동성 힘으로 반등했던 기세가 가계부채 우려로 약해지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2.0%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나라 곳간도 우려된다. 올해 국세 수입은 기존 세입예산안 전망치 400조원에서 341조원으로 줄 것으
"일본은행(BOJ)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의 추가 조정을 고려할 것이며, 1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가 1%를 초과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다" BOJ의 10월 정례 통화정책회의 당일인 지난달 31일 BOJ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의 발언이 현지 유력 경제매체인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보도됐다.BOJ가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기존의 0.5%보다 높은 1.0%를 상한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인 10월 회의에서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미국 국채금리 고공행진으로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인수를 할 수는 없었다". 연초 약 한 달간 주식시장과 연예계를 뒤흔든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이 끝나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한 말이다.하이브는 카카오와 치열한 '쩐(錢)의 전쟁' 끝에 에스엠 인수 중단을 선언했다. 하이브는 에스엠의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플랫폼 협업이란 실리를 택했다. 에스엠 지분을 카카오에 되팔아 1천억원대 차익도 남겼다.정작 에스엠을 인수한 카카오는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됐다.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무리수를 둔 결과다. 카카오는 지난 2월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
부도 확률이 10%를 넘는 부실기업의 부채가 4년 만에 2.3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기업부채 리스크와 여신 건전성 추정'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zeroground@yna.co.kr트위터 @yonhap_graphics페이스북 tuney.kr/LeYN1그렇기 때문에 어느 사회든 기업의 부실 문제가 터지면 정부와 은행(채권단) 등 금융사, 법원이 개입한다. 일차적으로 떼인 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을 회생시켜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최근 대내외 여건이 어렵습니다. 세계적으로 고물가가 지속되고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경제뿐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각 부처는 민생안정을 위해 고물가ㆍ고금리와 전쟁을 한다는 각오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경제부총리를 역임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녹녹하지 않다는 뜻이다.◇ 상당 기간 고금리·고물가와 상존 불가피한덕수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세계적으로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이제 '새
우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주식과 채권 등 한국 자산에 대한 매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들은 9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7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도 순회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9월 기준으로 국내 상장 채권을 8조160억원 매수했으나 8조6천530억원을 만기 상환받아 결과적으로 6천370억원을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중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은 8월대비 1천억원 가량 줄었다. 주식과 채권 등 국내 자산들이 2개월 연속 외국인들의 외면을 받는 셈이다.사실 외국인들의
전 세계가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체험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긴축 기간에 경기 둔화 조짐이 포착되면 빠르게 인하로 돌아섰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금은 그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만 여전히 높으며 현재의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만 너무 긴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등의 불안 요인에도 미 경제 지표가 계속 좋게 나오니 2년 전 인플레 대처에 실기한 연준으로서는 당연한 대처로 보인다.문제는 전
정보 실패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유혈 분쟁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가 상습 분쟁 지역임에도 전 세계 패권국인 미국이 전쟁 발발과 관련한 단서를 적기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수개월 전부터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파악해 공개하고, 개전 예상일까지 내놓는 등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외교 정책의 중심이 중국 견제로 옮겨가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하마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결과적으로 하마스는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2 uwg806@yna.co.kr 그렇다고 기업인의 국감 출석을 무조건 배제해선 안 될 일이다. 기업인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국감장에 불려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갑의 횡포와 일감 몰아주기, 산업재해 등에 취약한 산업과 기업에 대해선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서 따져 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총수나 경영진에 국회가 불법과 편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 방지 약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ADEX 2023' 프레스데이에서 고공강하팀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2023.10.16 hwayoung7@yna.co.kr 그간 우리 정부와 주요 방산 기업들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내놓은 무기체계를 사들이기 위해 주요국의 바이어들은 한국을 찾는다. 이번 ADEX에 57개국의 주요 국 군관계자와 방산기업 최고경영자, 바이어 등이 대표단을 보냈다. 단순히 우주항공·방산 체계의 발전상을 과시하는 것을 넘어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현수막 전쟁이 한창이다. 현역 지역구 의원이 '숙원 사업비 수억원 확보'라는 제목의 현수막을 걸기가 무섭게 가까운 거리에 다른 당의 당협위원장이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현수막을 보면 자신들을 당선시킬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선심성 예산이나 소위 '표팔이용' 예산이 늘어날수록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는 곳도 있다.당장 국가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 8
전쟁의 시대가 왔다. 이번엔 중동이다.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세계는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2022년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쟁이 터진 것이다. 전면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수천발의 로켓 공방과 무차별 민간 폭격을 주고받으며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복잡한 중동의 정세를 감안할 때 단시일 내에 평화 국면이 오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세계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하필 주요 원자재의 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동이 동시에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4일 오후 10년 국채선물(LKTB)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오랜 연휴를 마치고 복귀한 이날 낙폭은 무려 전 거래일 대비 291틱. 상장 이후 역대 최초의,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3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성행했던 그해 3월 288틱 가량의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전 세계적인 패닉셀에 모두가 그러려니 했다.10월의 채권시장은 그래서 더 불안하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들이닥친 혼란을 그저 미국발 악재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어딘가 찜찜하다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지
연휴 간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한 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등장했다. 전 세계가 물가 상승 억제와 경제 연착륙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갈길 바쁜 데 발목을 붙잡는 셈이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가 4% 급등했고, 달러화와 엔화,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이유로 강세를 보였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약 1년 9개월 만에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300억달러를 매도하기도 했다.미국이 재빠르게 중동발 확전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을 막은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전격 해임되면서 그 배후로 지목된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매카시 전 의장이 올해 상반기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지난달 말 임시예산안 통과를 주도하면서 정치적 파국을 면한 만큼 그의 부재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리덤 코커스는 미국 공화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이다. 미국 의회정치를 쥐락펴락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꼽히지만, 정확히 어떤 인물이 이 모임의 멤버인지는 확실하지
작년과 올해 초의 3고(高) 위기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의 시대다. 기업들은 '상저하고'의 기존 경기 전망이 깨졌다고 보고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금리 급등과 주가 급락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여의찮다 보니 투자 집행도 일단 늦추고 보자는 심산이다.당장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도 시원찮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만 해도 하반기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4분기 초입에 들어선 지금은 오히려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대한 걱정이다. 이달 중순 상장기업의
금융위원회가 13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급증 원인으로 지목되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관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과잉 대출의 여지가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기준도 강화돼 일반형 상품 지원 대상자와 일시적 2주택자는 신청자격에서 제외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및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현수막. 2023.9.13 dwise@yna.co.kr비단 연준만의 생각은 아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5%를 넘어 7%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통계 수치로 당시에도 우려가 컸는데, 결국 사달이 났다. 지난 정부에서 발표됐던 부동산 통계 이야기다. 필자도 당시 칼럼 등을 통해 부동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2019년 11월 22일 송고한 '집값보다 집값 통계부터 먼저 잡아야' 제하의 기사 참고)감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실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은 수십차례에 걸쳐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작성 과정에
어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와 분기 말이 겹치면서 자금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단기물은 벌써 들썩였다. 91일 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8개월 이래 최고치인 3.80%대로 진입했고, 같은 기간 기업어음(CP)도 2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4.0%대로 올라섰다. 대외 요인까지 가세하니 장기물도 반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래 금리를 보여주는 점도표와 성장률 전망을 둘 다 높이면서 미 국채 금리가 연고점을 경신했다. 덩달아 국고 3년과 10년물도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정부와
'국민연금기금 운용' 이력 한 줄이 꽤나 돈 되던 시절이 있었다. 연금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은 민간 금융기관으로 이직했을 때 사원에서 단번에 부장, 임원에서 최고경영자(CEO)로 가는 지름길이었고, 연봉 계약에서 억대를 움직일 만큼 강력했다. 여의도의 능력자들은 자연스레 국민연금을 향했다.지금은 아니다. 지난 6월 국민연금은 기금 1천조원 시대를 함께 준비할 자산운용전문가를 모집했지만 2.9 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채용 경쟁률은 2017년을 기점으로 계속 내리막이다.여의도의 능력자들은 이제 국민연금을 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