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가 왔다. 이번엔 중동이다.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세계는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2022년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쟁이 터진 것이다. 전면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수천발의 로켓 공방과 무차별 민간 폭격을 주고받으며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복잡한 중동의 정세를 감안할 때 단시일 내에 평화 국면이 오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세계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하필 주요 원자재의 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동이 동시에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4일 오후 10년 국채선물(LKTB)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오랜 연휴를 마치고 복귀한 이날 낙폭은 무려 전 거래일 대비 291틱. 상장 이후 역대 최초의,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3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성행했던 그해 3월 288틱 가량의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전 세계적인 패닉셀에 모두가 그러려니 했다.10월의 채권시장은 그래서 더 불안하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들이닥친 혼란을 그저 미국발 악재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어딘가 찜찜하다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지
연휴 간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한 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등장했다. 전 세계가 물가 상승 억제와 경제 연착륙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갈길 바쁜 데 발목을 붙잡는 셈이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가 4% 급등했고, 달러화와 엔화,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이유로 강세를 보였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약 1년 9개월 만에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300억달러를 매도하기도 했다.미국이 재빠르게 중동발 확전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을 막은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전격 해임되면서 그 배후로 지목된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매카시 전 의장이 올해 상반기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지난달 말 임시예산안 통과를 주도하면서 정치적 파국을 면한 만큼 그의 부재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리덤 코커스는 미국 공화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이다. 미국 의회정치를 쥐락펴락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꼽히지만, 정확히 어떤 인물이 이 모임의 멤버인지는 확실하지
작년과 올해 초의 3고(高) 위기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의 시대다. 기업들은 '상저하고'의 기존 경기 전망이 깨졌다고 보고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금리 급등과 주가 급락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여의찮다 보니 투자 집행도 일단 늦추고 보자는 심산이다.당장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도 시원찮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만 해도 하반기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4분기 초입에 들어선 지금은 오히려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대한 걱정이다. 이달 중순 상장기업의
금융위원회가 13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급증 원인으로 지목되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관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과잉 대출의 여지가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기준도 강화돼 일반형 상품 지원 대상자와 일시적 2주택자는 신청자격에서 제외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및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현수막. 2023.9.13 dwise@yna.co.kr비단 연준만의 생각은 아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5%를 넘어 7%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통계 수치로 당시에도 우려가 컸는데, 결국 사달이 났다. 지난 정부에서 발표됐던 부동산 통계 이야기다. 필자도 당시 칼럼 등을 통해 부동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2019년 11월 22일 송고한 '집값보다 집값 통계부터 먼저 잡아야' 제하의 기사 참고)감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실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은 수십차례에 걸쳐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작성 과정에
어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와 분기 말이 겹치면서 자금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단기물은 벌써 들썩였다. 91일 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8개월 이래 최고치인 3.80%대로 진입했고, 같은 기간 기업어음(CP)도 2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4.0%대로 올라섰다. 대외 요인까지 가세하니 장기물도 반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래 금리를 보여주는 점도표와 성장률 전망을 둘 다 높이면서 미 국채 금리가 연고점을 경신했다. 덩달아 국고 3년과 10년물도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정부와
'국민연금기금 운용' 이력 한 줄이 꽤나 돈 되던 시절이 있었다. 연금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은 민간 금융기관으로 이직했을 때 사원에서 단번에 부장, 임원에서 최고경영자(CEO)로 가는 지름길이었고, 연봉 계약에서 억대를 움직일 만큼 강력했다. 여의도의 능력자들은 자연스레 국민연금을 향했다.지금은 아니다. 지난 6월 국민연금은 기금 1천조원 시대를 함께 준비할 자산운용전문가를 모집했지만 2.9 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채용 경쟁률은 2017년을 기점으로 계속 내리막이다.여의도의 능력자들은 이제 국민연금을 향하지 않는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19일부터 20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열리는 9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상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둘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더해지고 있다.이른바 '매파적 동결(Hawkish Skip)' 시나리오다. 연준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지난 6월 '점도표(dot plot)' 상의 올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는 5.50~5.75%(중간값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말로 공정한가. 기업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이 종종 던지는 질문이다. 공정위는 기업집단의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준사법기관이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촉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법원 판단 없이도 기업들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사정 기관이기도 하다. 특히 공정위 고유 권한인 '전속고발권'은 기업 입장에서 무시무시한 수단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게 한 제도다. 다시 말해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검찰은 혐의를 포착했더라도 기소를 할 수 없다. 공정위가 '경제 검
예·적금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일부 목돈이라도 쥐고 있는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곳을 찾기 위한 '금리 쇼핑'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 등 금융사가 자선 사업을 하는 곳은 아니다. 더 많은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금융사 간 금리 경쟁이 과열될 테고, 이는 시장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결국 대출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들은 더 많은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야 한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융사 수신 잔액은 무려 96조2천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를 뜻하는 '킹달러'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등 아시아 통화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이 통화 긴축기조를 고수하는 반면 중국과 일본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금리정책을 고집하면서, 미국과 금리차가 확대되고 통화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심상찮은 위안·엔화 약세…지난해 킹달러와는 차이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에 대비한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일 105.041까지 올라 올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양호한 데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2일 뉴욕 원유시장 마감가 기준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88.84달러다. 시장 수급을 고려할 때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천연가스 등 각종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국제 정세를 감안해도 유가가 극적인 하락을 할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 대표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적극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12월까지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하기로 했고, 러시아도 3월부터 시작한 원유 감산을 연말까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 독일 트리아논 빌딩은 좋은 부동산 투자처였다. 뛰어난 입지에 안정적인 주요 임차인, 거기에 저렴한 대출 금리까지,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물건에 집중했다.'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해외 부동산은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미래에셋그룹 계열 운용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 7월 홍콩 GFGC오피스 빌딩 투자 펀드 자산을 약 90% 손실 처리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실제 손실 규모는 90%보다 작을 수도,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감산을 지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하면서 국제유가가 들썩거린다. 아직 섭씨 30도가 넘는, 푹푹 찌는 9월이지만 가을 다음에 겨울이 오는 게 이치라는 걸 아는 시장참가자들은 조바심을 낸다. 유가가 생각보다 더 오르면 안정권으로 접어든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국채시장부터 반응하고, 곧 아시아 시장도 꿈틀한다. 올가을에 '셧다운' 가능성이 있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미국 국채 금리가 훌쩍 뛴 여파로 우리 국고채 금리도 올랐다. 9월 말로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미정부는 2024년
국제 유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면서다. 사우디는 5일(이하 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수년래 최저치인 하루 산유량 900만배럴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시장은 감산 연장 발표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그 기간을 한 달 정도로 봤다. 앞서 러시아도 하루 30만배럴의 석유 수출 규모 축소 조치를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최근 국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른바 '레고랜드 광풍'이 몰아쳤을 때 시장은 일부 국내 대기업의 연쇄 디폴트까지 걱정했다. 시장 금리와 주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반영하듯 속절없이 밀렸다. 설(說)이 설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시중 자금마저 얼어붙었다. 시장에서 본의 아니게 블랙 리스트에 오른 해당 기업들은 돈줄을 찾아 온몸으로 뛰었다. '자금난' 석 자도 기사화하기 어려웠던 분위기로 기억한다. 기사 한 꼭지, 한 단락이 단숨에 기업을 무너뜨리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시장의 '자기실현적 예언'이 이
또 위기설이다. 경제는 생물과 같아서 늘상 출렁인다. 좋고 나쁨이 주기적 또는 비주기적으로 반복된다. 태평성대 같은 호기가 찾아오기도, 나락으로 떨어질 만한 위기가 엄습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를 모두 경험했다. 그렇더라도 이게 진짜 호기인지 위기인지를 구분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그래서 각종 경기 데이터에 의존해 상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최근 거론되는 '위기설'이라는 말 자체는 일단 현실화한 위기는 아니라는 것을 내포한다.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 즉 일종의 시그널로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금융권에서 회자하는 위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그동안 지속했던 긴축정책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사라진 가운데 미국의 재정적자 등으로 국채 공급물량이 꾸준히 늘어난 탓이다.◇ 미국 국채금리 15년래 최고…하반기 금리인하 '난망'8월 말 기준으로 미국 국채금리는 2년이 연 4.87%, 5년이 4.25%, 10년이 4.11% 등이다. 10년물 기준으로 한때 연 4.33%까지 치솟았던 금리가 숨 고르기를 전개하고 있지만, 지난 2007년 11월 이후 거의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국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