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 중 어느 쪽에 주력해야 하는가? 사실 말도 안 되는 질문이다.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은 본질적으로 같다. 하지만 이런 우문이 고민되는 질문인 것은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 간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안에 따라서는 이 둘이 배치되기도 한다.회사의 물적분할이 대표적 사례다. 물적분할은 기업분할의 방식 중 하나로 모회사가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해 자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의견서에 따르면 기업이 분할 및 합병을 고려하는 것은
가정주부인 A씨는 지금까지 배우자의 반대로 내 집 마련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하지만 전셋값이 치솟고 있어 남편을 설득해 집 장만을 하려고 한다. 가격이 비싼 신축보다 재건축 아파트에 관심이 있던 중 마음에 쏙 드는 아파트를 소개받았다. 그런데 남편은 재건축 부담금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 매수를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재건축 아파트는 재건축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어 투자가치가 거의 없다고 한다. 재건축 아파트로 내 집 마련하는데 재건축 부담금과 분양가 상한제가 걸림돌이 되는지 궁금하다. KB국민은
미국 가계 보유 주식(뮤추얼펀드 포함)의 90%가 상위 10% 부자 가구에 집중돼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표한 올해 2분기 말 가계부(wealth)의 분포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1989년 통계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이며 2000년대 초 인터넷버블 붕괴 이후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 부의 편중을 완화하기 위한 부유세 추진 얘기도 나온다.먼저 미국 가계의 자산규모와 구성부터 살펴보자. 2021년 2분기 말 현재 가계 자산은 151조달러로 주식 40조달러(26.5%), 부동산 35조달러(23.2%), 연금 31조달
이번 달 들어 가계대출에 관한 전망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오락가락했다. 초반에는 가계대출 잔액이 금융감독당국의 연간 목표치에 근접해서 곧 대출한파가 올 것이라는 공포감이 지배했다. 공포감은 곧 "대출 증가율 목표 6%의 근거가 뭐냐"는 반발과 불평이 반전했다가 "전세대출 중단 없다"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후퇴(?)로 수습되었다. 그러나 26일 발표된 금융위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은 제2금융권까지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서베이에서도 4분기 금융기관들은 자발적
코스닥협회는 매년 '코스닥 상장법인 경영인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다. 금년도 1천496개 코스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러 가지 흥미있는 결과가 나와 있지만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코스닥 상장기업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령이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2021년 CEO 평균 연령은 56.9세로 작년에 비해서는 0.6세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기간을 좀 더 확장해 보면 2008년 CEO 평균 연령이 50.8세에 머물렀으나 2010에는 52.4세, 2015년에는 55.1세로 매년 증가해 금년에는 2008년 대비 무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제 국내 자본시장뿐 아니라 경영계 및 사회 전체적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는 모습이다. 기존 재무적 수익을 중시하던 것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의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 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ESG가 과거와 다르게 앞으로도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의 소위 '좋은 투자', '착한 투자'를 표방한 여러 형태의 투자들이 정부나 외부의 압력 등으로 인한 강제성이 있었던 것과는 다
예비 신부 K씨는 오는 12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 종잣돈이 부족한 탓에 내 집 마련 대신 전셋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서 주말이면 예비 신랑과 함께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고 있다. 그러던 중 친정집에서 가까운 곳에 새로 지은 다세대주택(빌라)이 있어 임대차계약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등기부를 확인하니 원래 소유자는 A씨인데, 현재 소유권은 신탁회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A씨는 자기하고 계약하면 된다고 한다. 신탁은 무엇이며, 원래 소유자인 A씨와 계약해도 되는지 궁금하다.최근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사람들이 늘어나
가계대출 규제가 금융회사와 가계를 옥죄고 있다. 총액 증가율 한도에 걸린 금융회사는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했고 한도가 남아있는 금융회사들로 수요가 몰리면서 연쇄 대출 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이른바 신용경색(credit crunch)이다. 전세자금과 아파트분양 중도금 등을 마련해야 하는 가계는 갑작스러운 가계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부작용이 분명한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제는 필요한 것인가. 논거는 이렇다. 가계대출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 채무불이행 위험과 금융안정을 위협할 만큼 커졌다. 국내외 통화정책이 정상
고객과의 약속위반에서 시작된 머지포인트 사태가 이제는 경영진의 횡령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고객이 자금을 미리 충전한 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국 6만여 가맹점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선불지급수단이다. 그런데 발행업자가 아무 예고도 없이 그것을 쓸 수 있는 곳을 음식점으로 대폭 축소했다.낭패를 본 고객들이 "금융당국은 뭐하고 있었느냐"며 원망을 터뜨리자 일부 언론은 한국은행의 책임까지 거론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소비자보호 조항이
몇 년 전 벤처기업 유관단체의 송년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여럿이 담소를 나누던 중에 공과대학 교수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대로면 제조업의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였다. 그 원인의 하나로 우수 인재가 이공계가 아닌 의대, 약대 등 의학계열에 편중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나아가 제조업은 건물과 재고품이라도 있지만 바이오산업은 유형자산은 물론 매출이나 이익도 없는 기업이 과도하게 고평가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과대학 교수가 반기를 들며 대한민국의 의료산업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도 우수 인력이 의학계열에
점차 대선이 다가오면서 국민연금의 개혁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연금개혁의 방향을 보면 몇몇의 경우 개혁의 목적이 기금의 존속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우도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을 소진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관점을 중심으로 개혁 방향이 제기되는 것이다. 향후 기금의 소진으로 연금을 줄 돈이 없게 되어 후세대를 착취하는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연금개혁의 실제 목적이 기금을 위한 것인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것인지 혼돈되기도 한다.그렇다고 연금개혁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연금개혁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금의 소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A씨는 새로 신축한 다가구주택(15가구)에 신혼집을 구했다. 임대차 계약(보증금 5천만원, 월세 70만원)을 앞두고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이미 시중은행에서 1순위 근정당권(2억4천만원)이 설정되어 있었다. 현재 가구당 보증금은 5천만원이다. 15가구의 보증금 총액은 7억5천만원이다. 임대차 계약 종료시 보증금에 대한 환가가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그런데 임대인 얘기로는 다가구주택의 시세가 10억원이 넘는 주택이라 괜찮다고 한다. 설령 주택이 경매에 들어가는 경우에도 소액보증금에 해당하므로 1순
대환대출플랫폼 논란이 뜨겁다. 취지는 매우 좋다. 플랫폼에 올려진 대출상품들을 비교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대출로 갈아타도록 함으로써 차입자는 상환부담 경감을, 대출자인 금융회사에게는 경쟁과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대출상품을 만드는 금융회사로서는 금리경쟁이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은행권은 독자 플랫폼을 공동으로 운영하겠다고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개인대출시장은 최대 금융시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대출금은 약
날씨만큼이나 도쿄올림픽도 뜨거웠다. 훈훈하고 감동적인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쏟아졌다. 그러다 보니 금융 분야에서 챙겨볼 만한 뉴스가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스포츠 뉴스에 묻혀 흘러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동향이라면 아주 작은 소식도 놓치지 않는 국내 언론이 보름 전 연준이 도입한 대기성 RP 프로그램(SRF, FIMA)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엉뚱하게 해석했다.7월 28일 연준은 금리목표 수준과 국채매입량에 관한 통상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SRF(standing repo facility)와 FIMA(foreign an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과 반복적인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대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주식시장은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고 기업공개(IPO) 시장은 기업 수와 규모 면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맞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경제의 거울'이라고 하는 주식시장은 사상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미국도 주요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특히 IPO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을 키우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넘치고 있다. 올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2020년도 성과는 시가평가 기준 9.58%로 전년도 11.34% 수익률에 이어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평가수익만 72조1천437억원으로 가입자가 같은 기간 납부한 보험료 51조2천172억원을 크게 초과하였다. 가입자가 두 배 이상의 보험료를 낸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둔 것과 같다.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이 2020년도와 같은 절대수익률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기금소진은 상당 기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기금운용을 잘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도 하게 한다.기금운용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많은 부문
결혼 11년 차인 맞벌이 부부 A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내 집 마련에는 무관심한 편이었다. 결혼할 당시에는 월셋집에서 시작했다. 다행히 지금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하지만 4개월 이후에는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다. 다른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걱정이다. 물론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도 고민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집 장만을 망설이고 있다. 그런데 아내는 하루빨리 내 집 마련에 나서자고 성화를 부리고 있다. 언제 내 집 마련에 나
국제금융시장에는 2013년의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다. 우리말로는 '긴축 발작'으로 번역되는데, 긴축이라기보다는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이하 테이퍼링)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가리키는 말이다. 당시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은 채권가격 급락, 즉 금리 급등을 야기했고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주가 하락, 금리 상승)과 통화가치 하락(달러 강세)으로 이어졌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인가? 우선 테이퍼링이 거론되는 이유는 코로나 위기대응 조치들이 더는 필요하지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디지털세와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지난주 그 상황을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렸다. 언론과 해당 기업들이 그 파장을 걱정하고 있다.그러나 개별기업의 손익보다는 더 큰 것을 보아야 한다. 디지털세는 초우량기업들의 문어발식 경영과 조세전가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논의는 가뜩이나 높은 우리나라 법인세율의 추가 인상을 유발하고 소득불평등을 확대할 가
미국 바이오젠(Biogen)의 주도로 개발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의 사용이 지난 6월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승인되면서 세계 바이오업계의 빅뱅이 시작되었다. 비록 시판 후 효용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4상 시험을 조건으로 한 것이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치료제 없이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에 반해, 아두헬름은 아밀로이드 베타 불용성 단백질을 뇌 조직 내에서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춰 질병 자체를 '치료'하는 최초의 신약이라는 점에서 승인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아두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