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국계은행 서울지점들의 보너스 잔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지난해 유럽채무위기로 본점의 자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데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줄어들면서 수익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2월말 회계결산이 마무리된 외은지점들이 대부분 2월말까지 성과급 통보나 지급을 완료했다. 그러나 성과급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30%, 많게는 70% 이상 축소됐다.

A외은지점 대표는 "올해 성과급 지급을 완료했으나 대부분의 외은지점들이 30~40% 정도 성과급이 줄었다"며 "아예 없는 곳도 있어 이번달 외은지점 분위기가 그다지 밝지 못하다"고 말했다.

B외은지점 대표도 "아예 성과급이 없거나 70% 이상 줄어든 곳도 있다"며 "자리를 유지한 것이 오히려 보너스라는 인식도 강하다"고 말했다.

C외은지점 고위관계자도 "성과급이 대부분 줄어들었다"며 "조금 줄었느냐, 많이 줄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계 은행 일부와 몇몇 유럽계 은행은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D외은지점의 한 외환딜러는 "은행 전체 실적도 좋은 편이 아닌데 성과급을 많이 받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반 월가 정서도 한몫 한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성과급 축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원 감축 가능성이다. 본점 형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유출입 규제와 경쟁 심화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내기도 만만치 않아져 인원 감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외은지점 고위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세일즈 헤드급 경질이나 이동설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말 있었던 글로벌 차원의 5~10% 헤드카운터 축소 분위기가 한국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인 셈"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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