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부동산을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캐피털게인(capital gain:매각차익)을 기대하던 투자대상에서 인컴게인(income gain: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고령화와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연기금과 공제회, 보험사도 부동산과 인프라 등을 포함한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부동산 시장의 주요플레이어인 법무법인과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전문가들을 만나 국내외 시장 전망과 트렌드, 투자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신준현 현대자산운용 부동산운용팀장 이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자금이 풍부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에도 해외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신준현 현대자산운용 부동산운용팀장(이사)은 18일 "투자대상이 한정돼 있는 반면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투자자들은 많아 수요가 견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반면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수요가 꾸준해 테이퍼링의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그는 "향후 테이퍼링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캡레이트(cap rate)가 올라가더라도 경제가 좋아지면 임대료도 함께 오를 것"이라며 "실제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캡레이트는 순운영수익(NOI)을 부동산 가치로 나눈 값으로 투자금 대비 순수익을 나타내며 오피스 시장의 대표적인 지표로 통용되고 있다.

캡레이트가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금, 즉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경기 회복에 따라 임대료가 같이 오르면서 부동산 가격에 주는 영향이 미미할 거라는 게 신 이사의 평가다.

신준현 이사는 연세대학교에서 건축공학 학사학위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건설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에버랜드와 하나다올자산운용에서 부동산 투자 관련 업무 경력을 쌓았다. 지난 2010년 현대자산운용에 합류한 신 이사는 해외 투자 최강자로 손꼽히는 부동산운용팀을 이끌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부동산운용팀은 팀원 여섯 명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등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5천139억원으로 업계3위, 종합운용사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수한 운용 능력과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 운용자산의 80% 수준인 약 8천억원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다음은 신준현 이사와의 일문일답.

--올해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나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한정했을 때 글로벌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어 시장이 계속해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도시의 A급 자산의 경우 가격이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에도 수요가 많아 투자 기회가 줄어들고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로 투자 대상과 도시가 다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시카고뿐만 아니라 보스턴, 시애틀, 휴스턴을 넘어서 더 작은 도시들도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다.

--해외투자 트렌드는 지속될 것인가

▲일시적인 트렌드로 보는 사람도 있고 지속적으로 투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있는데 앞으로도 해외투자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자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 글로벌 펀드의 부동산·대체투자 비중이 10~20% 수준인데 반해 국내는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규모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 자금이 해외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이 미치는 영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풍부하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 테이퍼링에도 해외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이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기준 금리와 캡레이트(cap rate)의 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져 있어 투자금 대비 순수익을 나타내는 캡레이트에는 바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캡레이트가 올라가도 경기가 좋아지면 임대료도 함께 올라가 실제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진출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국내로 진출하는 경우는 최근 들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중장기로는 투자 매력도가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많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광화문과 여의도에 신규 오피스들이 들어서면서 공급이 늘었고 강남권역의 회사들이 판교로 이전하면서 공실이 많아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단기적으론 매력도가 떨어져 국내 진출이 활발치 못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3년 전에 투자했던 시카고 오피스 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최근과 같이 활성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도 어려웠고 현지 시스템과 투자구조, 환 헤지 등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다. 시장의 변동성도 커 회사 내부에서도 딜 진행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타이밍상 매우 적절한 투자였고 결과적으로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현대자산운용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고 더 많은 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 부동산 투자는 항상 투자가 완료돼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약정된 시간 안에 조건협의와 자금모집, 실사, 계약서 작성, 투자구조 및 세제검토 등을 끝내야하므로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해외 투자의 경우 환율과 이자율이 중요한데 진행 도중 현지의 정책이나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 환율과 이자율이 크게 바뀔 수 있으며 투자가 무산될 수도 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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