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저금리 기조 속에 국고채 투자를 꺼리던 보험사가 국고채 투자 규모를 다시 늘리고 있다.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이 확대된 요인도 있으나,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투자여건 개선이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포트폴리오 화면 등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 2월 한달 간 1조5천700억가량의 국고채를 순매수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4월 1조7천100억원 순매수 이후 최대 규모다.

보험사의 국고채 매수세는 이달 들어 더욱 가파르다. 보험사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약 1조1천억원의 국고채를 사들였다. 지난 한 달간 사들인 물량의 약 70% 이상을 3거래일 동안 쓸어담은 것이다.

투자 비중별로는 지난 2월 한 달간 보험사는 전체 매수 물량의 약 28%를 국고채에 투자했다. 지난 1월의 17%에 비해 급증한 결과로, 지난해 6월 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험사는 이달 들어서는 전체 매수 규모 가운데 98%를 국채로만 사담고 있다.





<지난 1년간 보험사의 국채.공사채 월별 순매수 규모(올해 3월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단위:억원. >

보험사는 만기별로 5년이상 10년이하의 국고채를 약 7천500억원어치 사들였고, 10년이상의 국고채도 5천5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2년이상 3년이하와 3년이상 5년이하의 국고채는 각각 2천800억원과 1천200억원씩 사담았다.

보험사는 최근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과 함께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투자여건 개선 등으로 국고채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의 보험료로 채권 등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다.(지난 1월31일 연합인포맥스 송고 기사 '<보험 채권투자 점검> 역마진부담 줄어드나..예정이율 주목' 참조)

채권시장 관계자는 "보험사가 조만간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데 따라 국고채 투자에 대한 역마진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며 "스트립원금채 등을 비롯해 장기 국고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장기물 발행 물량이 상반기에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딜러는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전저점 수준으로 축소된 데다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것도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국고채 투자 유인이 될 수 있다"며 "크레디트 스프레드 변동 추이와 함께 이들의 매매 동향을 더욱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보험사는 지난 한 달간 1조100억원어치의 공사채를 사들이는 동시에 금융채와 회사채는 각각 1조6천200억원과 1조3천500억원씩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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