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외국인이 잔존만기가 짧은 경과물로 포지션 변경에 나서는 등 서울 채권시장에 금리 인하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듀레이션을 축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전일 현물시장에서 외국인들운 잔존만기가 긴 물량을 던지고 짧은 물량을 대거 사들였다.

이에 대해듀레이션 축소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우위를 차지했으나, 금리 상승 추세의 한 단면이라는 주장도 비등했다. 통안채가 상대적으로 1년물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국고채 5년물 8-1호, 3년물 9-4호와 통안채 등을 3천200억원 정도 순매수했다. 반면, 국고채 3년물 10-2호와 10-6호를 1천600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국고채의 만기일을 약간 줄인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전일 외국인이 800억씩 매매한 현황을 살펴보면 보유 듀레이션을 줄였다고 볼 수도 있다"며 "10-2와 9-4는 증권사와 스왑한 것으로 추정되며, 8-1호와 10-6호는 증권사, 은행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표>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규모 (3월5일, 화면 4565)

(단위:백만원)

채권명 만기일 외국인
국고0525-1303(08-1) 2013-03-1080,000
통안0328-1210 2012-10-0280,000
통안0347-1402-022014-02-0280,000
국고0425-1212(09-4) 2012-12-1080,000
국고0300-1312(10-6) 2013-12-10 -80,000
국고0375-1306(10-2) 2013-06-10 -80,000




A증권사 딜러는 "이들 국고채들의 만기는 엇비슷하기 때문에 특별히 의미를 찾을 수는 없다"며 "주체가 하나인지도 불투명하며, 탬플턴이라는 특정기관이 통안채를 사오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한 주체가 듀레이션을 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이 현물은 꾸준히 사는 편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최근 외인들이 선물매도 물량을 늘리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B자산운용사 딜러는 "6개월 정도 줄어들었는데 듀레이션 줄였다고 보기 힘들다"며 "기존에 있던 북을 교환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들어 외국 역외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은행에 1.5년 남은 국채를 몇백억 사달라고 요청을 하면, 외국계 은행들이 유통시장을 통해 모집을 해서 매입하게 된다"며 "금리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장기간 포지션 모집을 하지 않고 작은 규모로 거래하는 케이스이며, 외국계 은행에서 들고 있는 북을 외국인으로 옮기는 북 이관"이라고 말했다.





<올해들어 1년물과 2년물의 금리격차가 벌어지면서 1년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

하지만 또다른 시장 참가자는 "만기일이 6개월 줄어든 것 역시 듀레이션을 축소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최근 금리 상승을 예측한 듀레이션 축소 추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근래들어 외국인의 통안채 거래 때문에 통안채 금리가 불규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초에 근접해 있던 1년물과 2년물의 금리가 점점 벌어지는 등 1년물이 강세를 나타내는 현상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외국인의 거래패턴에 대해서는 추정만 가능하다"며 "통안채 등 단기채 매수의 목적에는 재정거래 외에 장기물 매도와 단기물 매수를 통한 듀레이션 축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일 거래 내역만으로 거래 주체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단기성 자금의 증가, 혹은 금리상승을 예상해 최근 외국인들이 채권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듀레이션 축소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템플턴 자금의 거래 패턴은 통안채와 국고3년 경과물 중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 12월9일 이후 듀레이션은 2.17에서 올해 2월 2.27까지 올라왔으나 전일 기준으로는 다시 2.18까지 줄어들었다.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가 듀레이션 축소세를 이끌었다고 분석됐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지난달 통안채 매수에 약 1조6천억원의 원화자금을 투입했으며, 현재 원화로 8천억원에서 1조2천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 추정되고 있다.

h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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