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슈퍼 갑(甲)' 국민연금에서 증권운용실장과 대체투자실장까지 지낸 금융투자업계 베테랑이 기관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발 벗고 나섰다.

주인공은 온기선 동양자산운용 사장.

온 사장은 지난해 동양사태로 수세에 몰린 동양자산운용을 구할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7년 가까이 국민연금 투자전략팀장과 증권운용실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지금의 기금 운용 체계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온 사장 취임 당시 동양자산운용은 '동양'이라는 사명 탓에 동양사태를 기점으로 개인 고객들의 펀드 자금이 5천억원가량 빠져나갔다.

최대주주인 동양생명에 대한 동양그룹 계열사의 지분은 약 3%에 불과해 동양자산운용의 경영적 판단에 있어 그룹과는 사실상 무관하다.

시장을 잘 아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은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동양그룹과의 관련성을 우려한 개인 고객 자금이 대거로 이탈한 것이다.

잠시 위기를 맞았던 동양자산운용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온 사장은 취임 이후 조직 슬림화 등 내부 정비에 집중했다.

11개 본부를 주식과 채권, 마케팅, 대안투자 등 4개 본부 체계로 단순화했다.

조직 정비를 마친 온 사장은 이제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 앞에서 직접 투자 설명 자료를 꺼내놓고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온 사장은 "국민연금에 오래 있었고 직전에 운용사 대표(대신자산운용)로도 있었기 때문에 기관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안다"면서 "직접 고객을 만나보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사는 몰라도 우리 같은 중소형사는 대표가 직접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는 게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장이 직접 영업에 나서니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투정이 나올 법도 하지만, 베테랑 대표를 맞은 직원들은 오히려 의욕이 넘치게 된다고 전했다.

그간 동양자산운용 대표는 대부분 동양그룹 출신들이 맡아왔다. 직전 대표였다가 동양증권으로 옮긴 정진석 사장도 그룹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이다.

동양자산운용 직원들 입장에서는 온 사장처럼 시장을 잘 아는 대표가 오니 힘이 더 생긴다고 했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을 잘 아는 대표가 실무진 급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다니니 영업을 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배우는 게 많고 힘도 된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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