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PE 재무적투자자 참여…인수금융도 지원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포스코가 동부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물로 내놓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27일 금융권과 인수ㆍ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동부그룹, 포스코는 이르면 28일 또는 31일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서 본격적인 매각, 인수 절차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동부그룹 패키지 자산 인수와 관련한 안건을 논의했다.

동부제철이 인천공장을 물적분할 해 동부인천스틸을 5월1일 신설할 예정인 만큼 영업양수도와 관련 법적 절차 등의 작업은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완료된다.

산은은 지난달 포스코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인수 의사를 타진했고,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인수 여부를 검토해 왔다.

산은은 대략적인 인수 구조와 가격 등이 담긴 드래프트(Draft, 초안)를 전달했으며 포스코는 이를 토대로 산은과 협의를 진행했고 최근 합의를 이뤄냈다.

산은 사모펀드부(PE)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구조로 인수 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인수금융 지원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1조원이 넘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면서 부담해야 할 현금 지출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간 M&A를 통해 악화한 재무구조 탓에 포스코가 동부그룹의 패키지 자산을 인수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산은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포스코는 인수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포스코의 새 수장이 된 권오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4대혁신 의제' 가운데 하나로 사업구조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제시한 바 있다. 비수익성 사업은 과감하게 털어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러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사업안정화와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인수가치가 높은 곳들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강판을 통해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컬러강판과 아연도금강판 등을 생산하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부지만 10만평에 달하며 수익성이 좋은 냉연에 집중하고 있는 곳으로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면서 동부제철의 열연사업 적자를 메워 온 알짜 자산이다.

순수 민간 석탄화력발전소인 동부당진발전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곳이어서 대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민간발전시장에서 포스코는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알짜 자산을 포스코에 넘기게 된 동부그룹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중순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등의 자산을 매각해 3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던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TB PE와 본계약을 체결하고서 약 3천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산은 인수합병부와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추진중인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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