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7일 그리스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코스피가 급락한 와중에도 LG전자가 강한 주가 흐름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오전 11시8분 전일보다 3천원(3.53%) 오른 8만8천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눈에 띄는 주가 흐름이다.

이날 강세는 1분기 MC(휴대폰),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부 영업이익률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그보다는 외국인의 공매도 공세가 잦아든 점을 주가 강세의 이유로 꼽고 있다.

올해 들어 대차잔고가 배로 급증한 LG전자 대차잔고가 드디어 감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대차거래추이(화면번호 3475)에 따르면 LG전자의 대차잔고는 지난 2일 2천만주를 넘었다. 금융위기가 절정으로, 주가가 급락하던 2008년 이후 2천만주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차주식수는 상장 주식의 12.47%, 100주 중 12주는 대여가 된 셈이다.

LG전자 대차잔고는 2월2일 1천69만5천992주였다. 작년 말 814만1천844주에서 계속 늘어나다 2월 한 달간 대차가 폭팔했다.

대형주 중에 단기간 이렇게 가파르게 늘어난 종목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증권사 LG전자 대주물량이 바닥났다는 소문도 돌았다.

대차는 주로 공매도를 위한 것인데, 공매도는 그 만큼 늘어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종목 공매도 일별추이(화면번호 3483)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8일에 231만주가 하루에 공매도됐다. 당일 거래량의 무려 36.81%에 달했다. 주로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창구로 집중됐다.

공매도 절대 수치는 많았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대차에 비해 공매도는 미미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빌려놓고 정작 공매도는 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의 공매도 평균 단가는 8만원대 후반이다.

외국인의 대차와 공매도 공격에도 LG전자 주가가 더이상 하락하지 않자, 외국인은 일부 숏커버링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5~6일에 대차잔고가 98만주나 줄었다. 공매도 거래 비중도 한자릿대로 내려와 6일에는 3.26%에 불과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를 숏커버링 가능성이 높은 종목 중 하나로 지목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이후 공매도 거래량이 많은 10개 종목 중 대차잔고 대비 공매도 비율과 평균가를 분석한 결과, 숏커버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매도 급증만으로 숏커버링 발생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과거 대차잔고 대비 공매도 비율의 급증 이후에는 숏커버링도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공매도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헤지(hedge) 이상의 단기 베팅 성격이 강하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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