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주관 부문 1위 독주 계속

채권 인수 규모 20조원 소폭 웃돌아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웅진사태' 여파로 1년 넘게 움츠러들었던 한국투자증권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한국증권은 그간 DCM(부채자본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혀 온 KB투자증권을 제치고 올해 1분기 채권 인수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6분기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증권은 채권 인수에서 3분기에 2위를 차지한 것을 빼고는 모두 3위 이하의 성적을 냈다.

채권 인수에서 한국증권에 1위 자리를 내준 KB증권은 신한금융투자에도 밀려 3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채권 주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독보적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연합인포맥스가 1일 발표한 '2014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채권 주관ㆍ인수 실적(화면번호 8450)에 따르면 은행채를 제외한 실적에서 한국증권은 2조362억원으로 채권 인수 부문 1위에 올랐다. 채권 인수에서 2조원 이상의 실적을 낸 곳은 한국증권이 유일했다.

2위는 1조7천50억원의 실적을 낸 신한금투였다. KB증권은 1조6천646억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채권 주관은 유일하게 3조원 이상의 실적을 거둔 KB증권(3조115억원)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KB증권은 지난해 2분기에 2위로 밀려난 것을 빼고는 분기 기준으로 채권 주관에서 2012년 4분기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는 한국증권이 차지했다. 한국증권은 올해 1분기에 2조5천64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3위는 한국증권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신한금투로 2조5천331억원의 실적을 냈다.

◇'절치부심' 한국證, 우량물 싹쓸이로 1위 오르다 = 한국증권은 지난 2012년 연간 기준으로 채권 주관과 인수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DCM의 최강자였다.

2012년 가을에 터진 웅진사태는 한국증권에 직격탄이었다. 한국증권은 법정관리를 전격적으로 신청한 웅진홀딩스 회사채를 가장 많이 인수한 증권사였다.

이로 인해 채권 인수에서 신중해 질 수밖에 없었다. 채권 인수 가이드라인은 더욱 엄격해졌다. 당연히 영업은 위축됐다. 실적은 떨어졌고 리그테이블 순위도 밀렸다.

하지만 딱 1년 동안만 그랬다. 한국증권은 채권 인수에서 다시 최강자가 됐다. 우량 기업들이 신뢰하는 몇 안 되는 증권사 가운데 한 곳인 한국증권으로 다시 고객들이 찾아오면서 채권 주관에서도 2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KB증권이 독주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절치부심했던 한국증권이 다시 뛰기 시작해 낸 결과였다.

KB증권은 아쉽게 됐다. 줄곧 1등만 하던 터라 한국증권이 다시 치고 나온 것에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더라도 최상위권 자리를 지키는 탄탄함은 여전하다. KB증권 역시 우량 기업들이 선호하는 하우스 중 한 곳이다. 올해 1분기에 주관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KB증권은 최고의 신용도를 보이는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는 물론 삼성물산, LG전자, 현대제철 등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주도했다.

지난해 5위권 밖을 맴돌던 신한금투가 채권 주관과 인수에서 3위권에 다시 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한금투의 실적은 한때 KB증권, 한국증권과 3강체제를 이루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올해 일반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기반으로 실적이 대폭 늘면서 순위도 크게 뛰었다.

특히 신한금투는 이동통신사 단말기할부대금채권 유동화와 SH공사 자산유동화 등을 주도하면서 ABS 주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채권 주관과 인수에서 모두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주관 2조2천919억원, 인수 1조4천834억원의 실적을 냈고, 우투증권은 각각 1조3천320억원과 1조3천880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대우증권은 일반회사채 부문에서의 주관과 인수 실적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저조했지만 캐피탈채와 ABS 부문에서 최상위권의 실적을 거두면서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채권 주관에서 SK증권(8천745억원), 삼성증권(8천717억원), KTB투자증권(8천540억원), HMC투자증권(8천350억원), 미래에셋증권(5천917억원)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에서는 SK증권(1조2천812억원), HMC증권(1조1천512억원), 삼성증권(9천750억원), KTB증권(9천510억원), 하이투자증권(8천800억원)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우량물 일색의 회사채 시장…20조 밑돌아 = 경기가 여전히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 중심의 채권 발행만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의 채권 인수 규모는 20조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 인수한 일반회사채와 카드채, 캐피탈 할부금융채, 기타금융채, ABS 등 은행채를 제외한 채권 규모는 20조4천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조146억원과 비교하면 3천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24조6천572억원과 비교하면 19% 급감한 수치다.

회사채 경색과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신용등급 'AA'급과 'A'급 가운데서도 일부 우량물만 발행이 이뤄진 탓에 전체 인수 규모 역시 줄었다.

지난해 사모사채와 영구채권 등이 대거 발행돼 공모사채 발행과 인수 규모가 줄었던 것을 비교하면 올해 1분기의 실적은 더욱 저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공모사채 이외의 채권 발행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회사채 인수 규모는 9조9천800억원으로 작년 1분기의 10조8천661억원에 비해 1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가 확산하면서 카드사에 대한 신용도 저하 이슈가 발생했지만 카드채 인수 규모는 1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조2천860억원 보다 되레 늘었다.

하지만 작년 3분기와 4분기의 3조1천억원과 4조6천1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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