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비상장 건설사에도 실적 부진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와 해외사업장 부실 등으로 상장 비상장 가릴것 없이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시공순위 7위)은 작년 4.4분기에 영업손실 993억원,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3천340억원, 당기순손실 2천47억원 등의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의 할인판매에 따른 손실 예상금액을 반영하고, 국내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과 해외현장 등을 대손처리한 탓이다. 청라국제업무타운 등 개발사업 관련 주식 감액손실도 반영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일시적으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롯데건설('A+')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하기 시작했다.

시공순위 8위 SK건설도 작년 4분기 1천773억원의 영업손실과 2천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지난 2011년 수주한 사우디 와싯(Wasit)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공기연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사업장은 작년 1분기 2천400억원 영업손실로 어닝쇼크를 낼 때도 원가율 상승의 문제점을 노출했던 곳이다. 지난 2010년 수주한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4개 패키지로, SK건설은 이 중에서 3개(19억달러)를 따냈다.

한화건설(시공순위 10위)은 작년 매출 3조7천683억원과 영업이익 704억원, 당기순이익 479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매출 전년보다 16.2% 늘었지만, 영업익과 순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현대건설 등 일부업체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장건설사 실적이 고꾸라진 것과 유사한 것으로 진단됐다. 분양경기 위축으로 주택손실이 쌓이는 데다, 대형 해외 프로젝트 관리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실적이 괜찮은 업체도 있었다.

포스코건설(시공순위 5위)은 전년대비 37.7% 많은 4천483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부진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기타영업외손실로 당기순익(1천471억원)이 작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13위 현대엠코는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3조4천70억원, 영업익은 17.0% 많은 2천543억원, 순익은 16.9% 적은 1천3710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짜놨던 계획들이 대부분 손실 처리됐고, 해외사업도 시행착오 끝에 노하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살아남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면 경영여건은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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