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직원 350명 감축에 급여 10% 삭감. 지난해 주진형 사장 취임 이후 단행됐던 한화투자증권의 과감한 구조조정은 증권업계의 핫이슈였다.

증권회사들이 주식시장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한화투자증권만큼 대대적인 희망퇴직과 비용 감축을 강행했던 곳은 드물었다.

파격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 안팎의 공포의 대상이었던 주 사장이 이제 '소통'을 하기 위해 나섰다.

주 사장의 첫 번째 소통방식은 '댓글'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 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며 직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과거 주간 단위로 받아왔던 임직원의 부고 문자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게시글에 주 사장은 임직원들이 동료 직원들의 상가에 적극적으로 찾아갈 것을 권유했다. 본인이 먼저 솔선수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주 사장은 게시판 댓글을 통해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이 상을 당한 경우에도 자기 부서가 아니면 잘 안 간다고 들었다"며 "다른 회사는 직원이 상을 당하면 버스를 대절해서 먼 곳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데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끈끈한 동료애의 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회사는 얼굴이라도 알고 지내던 사이면 상가에 가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나부터 되도록 부서장 이상 직원이 상을 당한 경우면 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사장의 소통은 댓글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매주 금요일 오후 직원들과 '주톡(주간토크)'을 진행한다.

대리급 직원들이 기획하고 주도하는 주간 토크는 주 사장과 소통을 원하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최근 '주톡'에서 주 사장은 임원 주식보유제를 일반 직원에게까지 확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솔직하게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직원들이 궁금한 점에 대해 가감 없이 답변을 해주시는 편"이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는 회사 분위기가 다소 침체돼 있었지만,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매년 500억~600억원씩 적자였던 실적이 이제는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 사장은 취임 이후 한화투자증권을 '배에 불이 나고 물이 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350여명의 희망퇴직과 급여 10% 감축을 실시했다. 이후 증권업계 최초로 임원 주식보유제를 도입하고 의무적으로 '셀(Sell)' 리포트를 내도록 하는 등 회사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증권부 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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