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들이 주식시장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한화투자증권만큼 대대적인 희망퇴직과 비용 감축을 강행했던 곳은 드물었다.
파격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 안팎의 공포의 대상이었던 주 사장이 이제 '소통'을 하기 위해 나섰다.
주 사장의 첫 번째 소통방식은 '댓글'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 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며 직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과거 주간 단위로 받아왔던 임직원의 부고 문자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게시글에 주 사장은 임직원들이 동료 직원들의 상가에 적극적으로 찾아갈 것을 권유했다. 본인이 먼저 솔선수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주 사장은 게시판 댓글을 통해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이 상을 당한 경우에도 자기 부서가 아니면 잘 안 간다고 들었다"며 "다른 회사는 직원이 상을 당하면 버스를 대절해서 먼 곳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데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끈끈한 동료애의 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회사는 얼굴이라도 알고 지내던 사이면 상가에 가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나부터 되도록 부서장 이상 직원이 상을 당한 경우면 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사장의 소통은 댓글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매주 금요일 오후 직원들과 '주톡(주간토크)'을 진행한다.
대리급 직원들이 기획하고 주도하는 주간 토크는 주 사장과 소통을 원하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최근 '주톡'에서 주 사장은 임원 주식보유제를 일반 직원에게까지 확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솔직하게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직원들이 궁금한 점에 대해 가감 없이 답변을 해주시는 편"이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는 회사 분위기가 다소 침체돼 있었지만,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매년 500억~600억원씩 적자였던 실적이 이제는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 사장은 취임 이후 한화투자증권을 '배에 불이 나고 물이 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350여명의 희망퇴직과 급여 10% 감축을 실시했다. 이후 증권업계 최초로 임원 주식보유제를 도입하고 의무적으로 '셀(Sell)' 리포트를 내도록 하는 등 회사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증권부 신은실 기자)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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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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