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신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르며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전국은행연합회 신상품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공시된 신상품은 총 79개로 지난해 1~3월 공시된 신상품 90개와 비교하면 11건(12.2%) 줄었다.

올해 등록된 조류인플루엔자(AI)나 폭설 피해 기업 특별 자금 지원, 주택금융공사의 '아낌 e-보금자리론' 공시 12건을 빼면 실제 상품 공시 건수 67건으로 더욱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1~3월은 새해인 데다 입학식과 졸업식, 국경일 등 이벤트를 겨냥한 상품이 많이 출시되는데 올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은 올해 아예 신상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씨티멀티플러스 카드'를, SC은행은 지난해 12월 '착한통장'을 출시한 후 신상품을 내지 않았다.

은행별로는 외환은행이 출시한 신상품 수가 7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6개, 국민은행 4개,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각각 3개 순이었다. 하나은행은 2개, 농협은행과 산업은행은 각각 1개였다.

경남과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 등 지방은행은 신상품 공시 건수가 총 39건으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많았지만 9건이 조류 인플루엔자(AI)와 폭설, 기름유출 피해에 대한 자금 지원책이었고 6건이 새해맞이 중소기업 경영 안정자금 등이었다. 실질적인 신상품 수는 은행당 2~3건에 그쳤다.

은행권 신상품 출시 건수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올해 벌어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나 사기대출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이 신상품 출시보다는 소비자보호 강화나 내부통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업계 분위기에 맞춰 신상품 출시를 늦춘 것으로 안다"며 "상황이 진정되면 신상품이 많이 나올 것이다"고 내다봤다.(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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