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잦은 금융사고 탓에 최근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동양사태에 이어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정책감사는 물론, 부문별 감사도 진행중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원래 맡아오던 업무가 있는데다 감사원 감사까지 겹치면서 야간근무가 정례화되는 상황에 놓였다. 일부 부서 직원들은 퇴근도 하지 못한 채 바로 출근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금감원 내부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무강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지만 정작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고 직원들 사기도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부 스트레스 지수가 극에 달하자 감사원의 태도도 금감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감사원이 금감원 직원들에게 필요 이상의 보고와 서류를 요구하거나, 때로는 자신들이 윗선에 보고할 보고서를 금감원 직원들에게 대신 작성하도록 요구하며 월권을 행사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감사도 나오기 전에 감사 방향을 정해놓고 꿰맞추는 식으로 진행하는 방식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금감원 직원들은 이런 불만을 대놓고 토로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섣불리 나섰다가는 '똥 묻는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금감원의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 행태에 대한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원이 아무리 `갑 행세'를 하며 금감원을 몰아붙여도 여론은 쉽게 금감원편에 서지 않는다는 벽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저축은행 비리가 터진 이후 검사 업무에 많은 혁신을 이뤘다고 자부하고 있다"며 "금융사에 검사를 나갈 때 사전에 통보해 절차를 밟고 피검인에게 경어를 꼬박꼬박 사용하고 요구 서류도 이전보다 대폭 간소화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피검기관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뀐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금융업계는 금감원 검사 행태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금감원이 감사를 받으면서 피감기관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면서 "우리가 욕먹는 것은 감수할 수 있지만 감사원은 왜 감사의 사각지대에 있는지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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