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00억달러에 육박하는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종 집계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798억8천만달러는 지난해 전망치 630억달러를 무려 170억달러를 초과 달성한 수준이다.

당초 기대치를 큰 폭으로 뛰어 넘은 이런 흑자 규모는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모범생이라는 밝은 면과 함께 수출과 내수 불균형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그림자도 남겼다.

경상수지흑자 800억달러는 2013년 GDP규모 1조3천43억달러 대비 6.1%로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수준이다. GDP대비 6.1%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는 거시경제 운용의 적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당초 전망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실제치와 한 참 동떨어져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2년 10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2013년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4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2013년들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320억달러로 조정했다.

기재부도 2012년 12월에는 300억달러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013년 6월에는 380억달러로 대폭 높여잡았다.

실제치 8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쳐 당국의 경제예측 능력에 흠집이 갈 정도다.

기재부 등 당국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치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다는 점을 감지하고 있었다. 일부 당국자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치를 너무 큰 폭으로 뛰어 넘어 교역 상대국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우려는 대안 부재론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내수를 구성하는 소비,투자,정부 지출이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경상수지 흑자가 성장의 버팀목이었기 때문이다.

기재부도 수출과 내수의 과도한 불균형을 의식한 탓인지 올해는 내수를 활성화하겠다고강조하고 있다. 기재부는 서비스업 집중 육성 등으로 내수를 활성화하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49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한은은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5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달리 예측하면서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3.9% 성장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경상수지가 지난해보다 300억달러 정도 줄겠지만 내수 활성화를통해 지난해 3.0%보다 무려 0.9%포인트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전망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도 올해는 환율과 금리 등이 기재부와 한은의 경제전망에 맞게 운영되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참고로환율이 구매력인 가계는 1천조원에 이르는 부채에 발목이 잡혀 있고, 대부분 수출로 돈을 번 기업들은 400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깔고 앉아 특정금전신탁을 운용하는 등 금리 따먹기에 열중이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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