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새로운 형태의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대감으로 소폭 하락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일 박재완 장관이 수출보다 물가에 무게를 실은 발언을 한 만큼 외환당국의 환율 하락 용인 기대감도 커졌다.

그동안 달러화가 1,115원선에서 자율 반등하며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을 경계했으나 박 장관의 코멘트로 차츰 하락 우호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박장관은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줄었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커졌다"며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고환율 정책을 쓰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스 국채교환을 신청한 민간채권단도 50%가 넘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다소 누그러졌다. 민간채권단은 8일(현지시간) 오후 8시까지 국채교환 참여 여부를 통보하게 된다. 전일 디폴트(채무불이행) 단계까지 우려했던 시장의 경계심이 풀릴 전망이다.

특히 이날 달러화는 미 연준이 고려하는 새로운 형태의 양적완화에 주목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채권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풀고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활용해 이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불태화(sterilized)' 양적완화는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위험회피 심리를 완화하고 경기 부양 기대감을 높이면서 달러 매도에 무게를 실어줄 전망이다.

전일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도 긍정적이다. 2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뉴욕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8.18포인트(0.61%) 상승한 12,837.33에 거래를 마쳤다. 조금씩 조정 기미를 보이던 아시아증시가 이날 미국의 새로운 양적완화 기대로 상승하면 달러화가 레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26.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24.80원)보다 1.40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26.00원, 고점은 1,128.50원에 거래됐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돼 있다. 금리 동결 기대감이 큰 상황인 만큼 달러화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김중수 한은 총재의 경기, 물가와 향후 금리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날 달러화는 1,120원대 초중반에서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 미국 연준이 내놓을 새로운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와 그리스 국채교환 참여율에 대한 불안 해소 등으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전일 박재완 장관이 수출보다 물가에 대한 환율 영향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의 환율 하락 용인에 대한 관측도 우세해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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