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중국의 3월 수출이 예상을 크게 밑돈 것은 기저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이맘때 수출 대금으로 위장한 투기성 자금이 수출액을 부풀리면서 작년 수출이 과다 계상됐기 때문이다.

10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6.6%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2%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전달인 2월에도 수출은 18.0% 감소한 바 있다.

3월 수입은 전년대비 11.3%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2.8% 증가를 대폭 밑돌았다.

작년 1월과 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5%, 22% 급증했다. 당시 일부 수출업체들이 외환을 반입하기 위해 가짜 송장을 남발해 수출이 급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국이 작년 3월 이후부터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출액이 제자리를 찾아 낮아지면서 올해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수출 부진은 수출액 과대계상 영향

그동안 중국의 수출액은 크게 부풀려졌다. 투기세력이 투자자금을 수출대금으로 위장해 중국 금융시장으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1분기 수출의 비교 기준이 되는 지난해 수출액은 실제보다 컸다.

아울러 무역지표는 애초에 이런 왜곡이 없더라도 변동폭이 큰 편이다.

루이스 쿠지스 RBS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지표에 대해서는 걱정할 게 없다"고 평가했다.

RBS는 지난해 3월 수출액이 11.8%포인트 부풀려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3월 수출은 5.2%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앤드루 틸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역시 "수출액 과대계상에 따른 왜곡이 작년 이맘때쯤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면서 "현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투기 수요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대계상을 제외한 수출이 약간 긍정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줄리안 에번스-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과대계상된 수출대금을 제외하면 수출이 7%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오늘 나온 지표는 보이는 것만큼 비관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딩솽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수출이 실제로 7% 증가해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수출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수입이 더 염려된다. 신용여건이 위축되면서 내수, 특히 투자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中 경기둔화 우려는 지속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시장 예상치를 대폭 밑돈 지표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했다.

수출이 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으며 수입도 예상과 달리 감소하면서 특히 중국 내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마샤오핑 HSBC 이코노미스트는 "대내외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교역국 경기 회복이 기대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낮을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1분기 무역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을 7.4%로 제시한다. 이는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관총서 대변인은 무역지표 발표 후 성명을 내고 중국의 무역이 실제로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문제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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