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석 삼성증권 사장이 또다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추가 구조조정 단행설을 일축하던 그였지만, 삼성증권을 둘러싼 구조조정 소문은 현실이 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정규직 희망자에 한해서 투자권유대행인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규모는 미정이지만, 업계는 최대 300명까지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구조조정이 극한의 비용절감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상황이 지속하면 적자를 넘어 회사 자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었다.

삼성증권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그룹이 외부 컨설팅업체와 금융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을 시행하며 삼성증권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 인력감원을 포함한 조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삼성증권의 구조조정은 홍콩법인 축소로 본격화됐다. 지난 2011년에만 130명가량이 근무하던 홍콩법인은 현재 20여명 정도의 최소화된 인력만 근무하고 있다. 대규모 증자를 하며 과감하게 투자했던 홍콩법인이 하루아침에 유명무실해지자, 삼성증권 직원들의 위기감도 고조됐다.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았던 당시 3천249명에(2012년 3월 기준) 달했던 총 임직원수는 현재 2천736명(2013년 12월 기준)으로 매 분기 꾸준히 줄었다.

특히 지난해 170여명 가량 계열사로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몇년간 꾸준히 105개 수준을 유지하던 영업지점을 90개로 줄이며 삼성증권 구조조정은 일단락된 듯 했다.

김 석 사장이 더 이상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했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삼성증권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작년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이 끝나고 삼성증권의 수익개선을 위해서는 최소 500명, 많게는 1천명의 감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업계에 확산했다. '매직넘버 2600'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시기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재작년 경영진단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은 맞다"며 "이익개선 여부를 고려했을 때 2천600안팎의 숫자가 지금의 이익에 적절한 회사 규모로 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매직넘버처럼 인원을 줄인다고 회사 수익성이 눈에띄게 좋아지면 얼마나 다행인 일이냐"며 "회사 입장에서 감원이란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직원 개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최대한 잡음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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