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 주는 환율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의 환율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는 최근 몇달간 하락세를 타고 있고, 엔화는 강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둘다 정책 변수에 따른 움직임이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우리에겐 곤혹스러운 변수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가치도 덩달아 오를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약세로 미국과 중국의 환율갈등이 불거지면 우리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美-中 환율 입씨름 시즌

경제,외교.군사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미국과 중국은 점점 관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 환율과 외교.군사문제를 놓고 벌어진 양국의 입씨름은 최근 관계의 축소판이다. 미국 경제관료들은 지난주초부터 위안화 환율을 비판했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까지 직접 나서 중국이 최근 위안화를 대폭적으로 절하한데 대한 지적했다. 수출 늘리려고 위안화에 손대지 말고 시장에 맡기라는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투기성 자금을 거둬내려는 개혁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했다가 심한 봉변을 당했다. 중국 국방대 강연에선 "미국이 영토문제로 중국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중국 군인들의 날선 질문을 받았다. 창완취안(常万全) 중국 국방부장으로부터는 "미국은 왜 일본 편만 드냐, 영토수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도 군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사실상 전쟁불사론을 듣고오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미국 환율보고서, 중국한테 뭐라고 할까

미국이 최근들어 중국 환율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매년 4월 발표하는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의식한 행보다. 전세계의 눈이 집중된 국제회의를 앞두고 중국을 소위 '디스'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다음에 발표할 환율보고서도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다.

미국 재무부는 통상 1년에 두번(4월, 10월) 환율보고서를 낸다. 이번엔 15일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사정에 따라 보고서 발표는 한달 정도 미뤄지는 경우도 있다.)이 보고서는 미국 의회에 각 나라의 경제.환율동향을 보고하기 위한 것이다. 보고서 제일 앞에 중국이 등장하며 분량도 가장 많다. 지난 번엔 "중국이 G20의 관례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 사실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환율과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으로선 아픈 지적이다. 최근 악화된 양국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따끔한 지적이 몇 문장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로다 쇼크' 먹은 엔화, 100엔 지킬까

엔화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가장 큰 리스크다. 구로다 총재는 자신의 이미지와 180도 다른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애초 시장에선 일본이 4월에 소비세를 인상하면 구로다가 이끄는 BOJ가 나서서 엔화 약세의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는 지금 당장 손을 댈 필요가 없다고 추가 대책에 선을 긋고 있다. 1년 전 '양적.질적완화'를 발표할 때 각종 도표까지 만들어와서 상세하게 설명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지난주 있었던 BOJ 통화정책 후 기자회견에서 구로다는 줄곧 조심스러운 입장만 내비쳤다. 구로다의 철옹성같은 고집 때문에 엔화 강세가 힘을 더하고 있다. 14일 현재 1달러당 101.63엔 수준인 달러-엔은 당장 100엔 붕괴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문제는 구로다가 언제쯤 추가대책의 실마리를 시장에 제공하느냐다. 4월로 예상됐던 발표시기는 6월, 7월로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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