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골프장은 인구고령화와 청장년 고용부진 등 우리나라 경제의 덫이 투영되고있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전국 437개 골프장 가운데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중인 골프장만 30여곳에 이른다. 나머지 골프장들도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상에 적자를 보고 있는 업체가 174곳에 이르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는 골프장이 과잉공급되면서 일차적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310개였던골프장이 불과 6년 사이에 무려 127개나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골프장 경영난의 보다 근본적 원인은 우리나라의 고령화와 청장년 고용부진에 따른 실질 이용객 감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구조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15~20년 앞서가고 있는 일본의 경우에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충고하고 있다.

일본은부동산 거품 붕괴와 저출산· 고령화까지 겹쳐 골프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했다. 일본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1년에 한번 이상 골프를 친 골프인구는 1992년에 1천48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790만명 수준까지 줄었다. 더 심각한 건 골프인구의 절대적인 규모보다 연령대별 분포다. 2012년 기준으로 골프인구의 연령대별 분포가 70대19%, 60대 23%, 50대 18% 등 장노년층 인구가 60%를 차지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1년께 골프인구가 700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치까지 나돌고 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 세대와 닮은꼴인 단카이 세대(종전 후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인구)가 70대에 가까워지면서 골프 인구가 급속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인구 고령화와 부동산 거품 붕괴까지 겹쳐 일본의 골프회원권 가격은 폭락했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1990년도에 건립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불과 10년만인 2000년도 초반에 10분의 1토막으로 떨어졌다.

회원권값이 분양가보다 떨어지면서 예탁금을 돌려달라는 회원들의 요구를 버티지 못해 도산한 골프장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일본의 골프회원권 가격 추이>

 

<우리나라의 골프회원권 가격 추이>

골프인구의 쏠림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국내의 한 골프 기업이 지난해전국 15개 시도의 만20세∼69세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5,000명의 표본(표본오차: 95% 신뢰구간의 ±1.4%p)을 추출하여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골퍼의 40%가 50~60대였다.여기에 40대가 30% 수준에 달했다. 20~30대 수준의 골프인구는 전체의 30%에 그치는 등 우리나라 골프인구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일본의 모습을 빼닮아가고 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 추이>


일본은 동전의 양면처럼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부동산 가격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골프 부문에서는 닮은 꼴인 우리나라가 부동산 시장 등 경제 전반에서는 일본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