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KT가 1조원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잇따른 악재에 국내 회사채 발행까지 취소되면서 어려워진 자금 흐름은 배당금과 명예퇴직에 따른 퇴직금의 필요성까지 대두하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외 채권 발행에 많은 투자자가 몰리며 해외에서 KT의 신뢰가 확인되면서 앞으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15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KT 해외 채권 청약에 몰린 최종 주문 규모는 발행 예정액의 4배인 40억달러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취소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해외에서의 KT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았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KT 새 경영진이 경영효율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실행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KT의 중장기 수익성에는 다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해외에서의 흥행 성공은 앞으로 국내시장의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사기업이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 발행에 성공한 경우는 2012년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글로벌 본드를 발행한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 KT가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KT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KT는 해외 채권의 발행이 기획 단계부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단기 자금 수요에 대한 대응으로 국내 회사채 발행과 기업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KT는 상반기 중에 회사채 만기 이외에도 배당금과 퇴직금 등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KT는 최근 대규모의 특별명예퇴직 추진하며 이를 신청한 직원에게 퇴직금 외에 최대 2년치의 연봉을 지급할 계획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 당시의 구조조정으로 일시적 특별 보상금 8천700억원이 발생했다"며 "유사한 수준에서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규모는 약 6천명에 일회성 비용은 9천억원 가량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현금배당으로도 오는 18일 2천억원 가까운 돈을 써야 한다.

KT 관계자는 "이번 해외 채권발행에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은 것은 투자자들의 믿음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다만, 아직 추가 자금 조달에 대한 계획은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날 3년물 6억5천만달러, 5년물 3억5천만달러 등 총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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