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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보지 않을 수도 없다. TV를 보고 있자니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할 따름인지라 얼른 꺼버리고 싶은데, 그렇다고 TV를 보지 않고 있자니 혹시나 일어날지도 모를 ‘기적’에 대한 희망을 버리는 것 같아 그럴 수는 없다. 이러자니 답답하고, 저러자니 궁금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무슨 말인지 모두 알 것이다.

무슨 놈의 속보, 특보는 그렇게도 많은지! 하지만, 정작 우리가 기다리는 뉴스보다는 엉뚱한 것들이 ‘급보’의 탈을 쓰고 나타나 우리를 더 우울하게 한다. 며칠째 대한민국은 어둠 속에 빠져 있다. 날이 밝았지만 밝은 게 아니다. 온 천지를 납덩이처럼 무겁게 누르는 답답함이 얼른 해소되기를, 진도 체육관이 모여 있는 많은 사람이 환희에 차서 아무라도 붙잡고 “감사합니다!”라고 외칠 수 있기를 바랄 따름이다.

언뜻 이런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잘 살지 못하였던 시절, 즉 1950년대와 1960년대쯤에는 안전사고, 대형사고가 빈발하였다. 해상사고만 하더라도 창경호(1953년), 연호(1963년), 한일호(1967년) 등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들이다. 그리고 1966년에는 충청남도 청양 구봉광산의 갱도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많은 광산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당시 35세였던 양창선씨는 매몰된 지 15일9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출되는 기적을 이루어 내었다. 깜깜한 땅속에 묻혀 오로지 갱도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 물만 마시고 버틴 끝에 땅 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가 갱도에 갇혀 있지만 살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상에서는 필사적인 구조작업이 이루어졌고(생각해보라. 당시 구조장비가 얼마나 열악하였을지!) 국민은 그의 생환을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무사히 돌아왔다!

기적이 또 한 번 일어나기를!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코스피지수는 지난주에 평탄한 길을 걸었다. 큰 폭의 짜릿한 상승도 없었고 그렇다고 와장창 무너지는 폭락도 일어나지 않았다. 온 나라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서인지 주식시장은 오히려 잠잠했다.

이번 주라고 하여 주식시장에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을 터. 기술적 분석은 어차피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분석’인데, 그들의 눈이 딴 곳에 가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크게 움직일 공산은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차트 역시 별다른 조짐도 드러내지 않는다. 기술적 지표는 평온하며 과열이나 과매도 징조도 없다.

다만, 지수의 변동폭은 크지 않겠으나 굳이 방향을 말하라고 한다면 아래쪽보다는 위쪽이 될 가능성이 크겠다. 볼린저밴드를 살피면 코스피지수는 4월초에 일단 밴드 상단을 건드린 이후 옆으로 횡보하였다. 그 결과 현재의 지수는 밴드 상단과는 거리가 있는 상태. 그러기에 주가가 밴드 안에서 어느 정도 횡보한 연후에는 밴드의 저항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위쪽으로 올라설 수 있다. 주가가 아래로 내려서기에는 지지 세력이 많다. 지수는 5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받으면서 5일 이동평균선을 타고 있고, 20일 이동평균선의 방향도 우상향으로 굳건하니 추세가 한꺼번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목균형표도 평온하다. 기준선, 전환선, 후행스팬 등의 방향이나 배열도 바뀌지 않았다. 현재의 주가는 구름 위에 있는지라 상승세임이 분명하다. 이번 주에는 그냥저냥 완만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일 사. 지수가 이미 2,000선을 넘어섰으니 2,000선의 저항도 더 걸림돌이 아니다.

(달러-원 주간전망)

외환시장이라고 하여 다를 바는 없다. 평탄한 한 주일이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여 달러-원 환율 역시 이번 주에도 큰 움직임이 없으리라 예상된다. 그런데 코스피지수와는 달리 달러-원 차트에서는‘바닥’을 시사하는 약간의 징조는 엿보인다.

첫째로, 구름과 환율과의 이격이 꽤 많다. 코스피지수의 일목균형표에서는 주가와 구름과의 이격이 그다지 많이 벌어지지 않았으나, 달러-원 차트에서는 그렇지 않다. 통상적으로 이동평균선과 주가와의 이격이 크면 결국 이동평균선으로 회귀하기 마련(mean reverting)인 것처럼 일목균형표에서도 구름과 주가와의 이격이 크면 구름 쪽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법이다. 현 수준에서 이격을 좁힌다면 달러-원은 약간 반등할 수 있겠다.

둘째로, RSI 등의 보조지표들도 ‘과매도(oversold)’를 말하고 있다. RSI는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28.5를 기록 중인데 바닥에서 슬슬 올라서는 중이고, CCI는 -200 근방까지 처박혔다가 최근에는 -100선 위로 살짝 올라섰다. 이들 지표만으로 본다면 달러-원 환율은 바닥에서 반등하기 직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스토캐스틱이 문제인데, %K선이 -15 아래였다가 그 위로 올라섰으나 지난주 후반에 재차 되밀리는 모습이다.반등하다가 다시 하락하는 것은 실패(failure)라고 하여 하락세가 더 강화되는 조짐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지표들이 약간은 엇갈리지만, 그동안 달러-원 환율이 많이 하락하였으니 설령 약간 반등한다고 하여 이상할 것은 없다. 1,045원~1,050원에서 나타난 갭을 메우려는 움직임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그래보았자 큰 폭의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혹은 환율이 더 하락한다손 치더라도 큰 폭의 하락 역시 어려울 게다.

진도 앞바다에 가득한 ‘답답함’이 사라져야 시장에도 방향이 보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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