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미국의 경제방송인 CNBC가 세계를 움직인 기업과 금융 부문 25명의 유력인사를 선정하고, 그들이 스스로 고백한 후회와 실수, 판단 착오 사례 등을 1일(미국 시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인사는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됐다고 위안했지만, 일부는 그저 뼈아픈 실책이었다고 인정했다.

세계적인 뮤추얼펀드 뱅가드그룹의 창립자 잭 보글은 40년 전 처음으로 월가에서 인덱스 뮤추얼 펀드를 만들었다. 그 후로 수십년 뒤인 1990년대 뮤추얼펀드는 보편화됐고, 그는 투자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가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했던 것은 아니다.

뱅가드 그룹을 만들기 전 보글은 웰링턴펀드의 사장이었는데, 그 시절 그는 대중을 유혹하고 고위험 자산 투자를 추구했다고 한다.

특히 포트폴리오와 부동산 투자는 엉망이었다.

이런 판단 착오는 단순히 지수 움직임을 따라가는 '저비용' 뮤추얼펀드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보글은 "내가 정말 천재였다면 아마도 시장을 항상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그런 재능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멕 휘트먼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CEO)는 1999년을 떠올렸다. 그녀는 당시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의 CEO였다. 그런데 갑자기 사용자가 늘어났고 사이트가 정지되는 일이 벌어졌다.

회사는 사이트를 정비해야만 했는데, 이 때문에 세계 2위 인터넷 시장인 일본 시장을 잃게 됐다고 휘트먼은 인정했다.

사고가 나기 전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그녀는 시인했다.

이베이 일본은 결국 2002년 문을 닫았다가 2009년 다시 설립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지난 2010년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경선도 떠올렸다. 그녀는 선거에만 1억4천400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결국 민주당 후보인 제리 브라운에게 패했다.

샌포드 웨일 전 씨티그룹 CEO는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의 불화를 후회했다. 웨일 전 CEO는 1998년 씨티그룹과 트래블러스그룹의 합병 직후 다이먼을 해고했다.

그 결과 다이먼과의 15년 사업 동반자 관계는 깨졌다.

웨일은 "다이먼과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를 바랐다"며 "그동안 사이가 좋았는데 헤어질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후회했다.

다이먼 회장이 씨티그룹에서 일할 때, 웨일 전 CEO는 지금의 첫 `금융 슈퍼마켓'이라 할 수 있는 조직을 감독했다. 그는 6천980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2008년 금융위기 때 문제가 된 이른바 '대마불사'의 모태가 된 대형은행을 만들었다.

다음은 CNBC가 선정한 기업과 금융 부문 25인.

▲스티브 잡스(애플 창립자)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트(구글 인터넷 및 미디어) ▲제프 베조스(아마존닷컴 대표) ▲워런 버핏(전설적 투자자) ▲오프라 윈프리(토크쇼 진행자)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립자) ▲잭 보글(뱅가드그룹 창립자) ▲래리 엘리슨(오라클 공동 창업자) ▲루퍼트 머독(언론 재벌) ▲잭 웰치(GE 회장) ▲나라야나무르티(인포시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스타벅스 CEO) ▲베르나르 아르노(LVMH그룹 회장) ▲리카싱(홍콩 재벌) ▲칼 아이칸(기업 행동주의자) ▲멕 휘트먼(휴렛패커드 CEO) ▲아만시오 오르테가(Zara 패션 창립자) ▲마이클 블룸버그(전 뉴욕시장) ▲샌디 웨일(전 씨티그룹 회장)▲왕쉐홍(htc 회장) ▲알리코 단고테(나이지리아 재벌) ▲마샤 스튜어트(마샤스튜어트 회장) ▲카를로스 슬림(멕시코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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