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난 1분기 하락했던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에는 상승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발행된 은행권 후순위채권의 만기가 대거 돌아오고, 이에 따라 은행의 조달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정책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가 지속되면 NIM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1조1천246억원으로 2천110억원(23.0%) 감소했다.

신한금융만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을 뿐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줄었다.

금융지주 순이익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NIM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NIM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자 이익이 NIM의 대표적인 구성요소다.

당초 은행권에서는 NIM이 지난해 바닥을 치고 올해부터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은행권 NIM은 지난해 1분기는 물론 4분기 말에 비해서도 하락했다.

우선 KB금융의 그룹 기준 1분기 NIM은 2.46%로 전년 동기 대비 0.27%포인트,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도 0.11%포인트 하락했다.

하나금융은 1분기 1.91%의 NIM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0.08%포인트와 전분기대비 0.01%포인트 각각 하락했고, 신한금융의 1분기 NIM은 2.32%로 1년 전에 비해 0.1%포인트와 작년 4분기에 비해 0.3%포인트 줄었다.

이달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NIM 하락의 원인으로 정부 정책의 영향을 꼽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개선 방향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각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고정금리 비중에 포함되는 혼합형(고정+변동)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분기 NIM 전망은 엇갈린다.

1분기 집중된 금융권 각종 악재가 2분기에는 발생하지 않으며 NIM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이에 따른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올해 고금리 후순위채권 상환도 NIM 개선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 후순위채권은 대부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발행됐으며 평금금리가 7%를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로 발행됐던 채권들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상환된다"며 "이에 따라 조달금리도 내려가기 때문에 NIM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기준금리 변동이 없고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NIM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은행의 순이익이 1조7천3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기저효과가 크고, 대출 구조를 봐도 NIM의 급격한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상승 사이클이 틀어지고 있고 GDP 성장률의 추가 회복도 크지 않을 것이다"며 "오히려 정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시장금리 반등도 매우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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