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완화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 통화 당국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진단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물가가 4.5% 상승했을 때에 비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매우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물가 상승을 견인했던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올라 1월의 10.5% 상승에서 크게 둔화했다.

지난 1월 춘제(春節)라는 일회성 요인으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뒤 떨어지면서 2월 소비자 물가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2010년 2월 이후 24개월 만에 예금금리보다 낮아지면서 마이너스(-) 실질금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중국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5%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통화정책을 완화할 여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와 씨티그룹은 단기간에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통화 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딩 슈앙 이코노미스트는 "실물 경제 성장이 취약할 경우 지준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라고 설명했다.

HSBC의 마 샤오핑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 압력이 오는 몇 달간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CPI가 몇 달 안에 3%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3% 아래로 떨어지면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알리스테어 챈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하면서 정부가 통화 정책을 완화할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올해 소비가 물가를 4%로 유지하겠다는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IHS글로벌인사이트는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저축에서 이자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부동산시장으로 덜 몰려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 규제로 이미 하락 추세에 있던 부동산 가격에 추가로 하락 압력을 줄 것으로 진단됐다.

IHS는 "통화 정책이 당분간 절제된 완화 추세에 머무를 것이며 물가는 정부의 최우선 걱정거리에서 무리 없이 물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앞으로 물가 압력이 다시 가중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RBC의 브라이언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승리했다고 선언하기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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