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유럽 투자자들이 딤섬본드(홍콩에서 발행되는 역외 위안화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역외 위안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미국시간) 보도했다.

특히 홍콩과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런던이 딤섬본드 투자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최근 독일 화학업체 랑세스가 위안화로 발행한 7천900만달러 규모의 채권 가운데 44%는 유럽 투자자들의 손에 들어갔다.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알스톰과 영국 석유회사 BP가 발행한 딤섬본드에서 유럽 투자자의 비중은 각각 25%와 19%에 달했다.

유럽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자 중국 금융기관들은 위안화 거래 규모가 늘고 있는 런던에서 딤섬본드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은 런던에서 딤섬본드 투자를 홍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어거스토 킹 아시아 DCM부문 공동헤드는 "여전히 홍콩이 딤섬본드의 중심지이지만, 시장이 아시아를 넘어 커지고 있다"면서 "딤섬본드는 'CNH(Chinese Yuan in Hong Kong) 본드'로도 불리는데, 홍콩을 뜻하는 'H'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런던에서의 위안화 거래는 중화권에 속하는 싱가포르보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홍콩 밖의 지역에서 결제된 위안화 거래 중 30%를 영국이 차지했다.

같은 해 1분기의 22.1%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더와 스트랫튼 스트리트 캐피탈 등은 최근 딤섬본드 펀드를 출범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딤섬본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 유럽 기업들은 중국 자회사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해외 투자자층을 확대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환율 리스크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다만, 중국 기업이 발행하는 딤섬본드에 대한 유럽인들의 투자는 아직 작은 수준이다.

유럽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개발은행과 베이징 엔터프라이즈 그룹이 발행한 딤섬본드 중 9%와 8%만을 샀을 뿐이다.

런던에서는 HSBC와 RBS 등이 위안화 계좌를 개설하고, 위안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을 만드는 등 위안화 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기 노력이 한창이다.

영국과 홍콩은 지난해 위안화 거래 활성화를 위해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홍콩은 런던과의 시차를 고려해 위안화 결제 시스템의 운영시간을 늘렸다고 저널은 전했다.

HSBC는 런던에서 BP와 일본 미쓰이의 딤섬본드 발행 주관을 따냈다.

HSBC의 저스틴 찬 홍콩 트레이딩 헤드는 "런던에는 3억~5억위안 규모는 전부 사들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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