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우리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원화 강세다. 원화 강세는 경상수지 흑자와한국 경제펀더맨털 개선, 외국인의 투기적 자금 유입 등 몇가지 이유가 있다. 큰 그림으로 보면 세계적인 달러하락 기조가 우리 시장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적인 달러 약세 흐름에는 ▲미국 통화정책 변수 ▲미국 금리 하락 ▲유로화 강세 ▲중국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달러 약세 흐름이 계속되면 원화의 랠리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 특히 4월 한달간 원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상승폭이 클 정도로 우리나라의 환율은 대외 환경변화에 민감하다.

달러 약세 흐름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앞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한 흐름을 짚어보려면 미국과 유럽, 중국 동향을 주시하면 될 것 같다.

먼저 미국 통화정책과 금리변수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신참의 실수'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이후에도 낮은 금리를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은 미국 국채금리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박스권 하단인 2.60%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러한 변수에 큰 변화가 없다면 달러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의 경우 달러 약세 흐름은 멈출 것이 자명하다.

그 다음은 유럽이다. 유럽의 단일통화 유로화는 당국이 용인할 수 없는 환율 임계점(1유로당 1.40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강력한 환율개입 발언을 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주 열린 회의에서 통화 완화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한 것도 환율을 잡아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ECB는 6월 회의에서 특단의 대책을 쓸 것임을 예고했다. 유로화 강세가 멈칫한다면 달러 약세 흐름 역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드라기 총재가 과거에 말로는 강력하게 경고하면서도 실제 행동에 나선 사례가 드물다는 전례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채는 요즘 해외투자자들의 매수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자금이 유럽에 들어오자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폭등하고 있다. 반대로 달러가치는 하락한다. 유로화 상승을 불편하게 여기는 지도자들이 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 환율문제를 의논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약세를 참지 못하는 나라들이 늘어난다면 달러 약세 흐름은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달러 약세 흐름에서 눈에 띄는 건 중국의 존재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IB들은 중국이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를 달러자산 매입하는데 쓴다. 주로 미국 국채를 매입하며, 이는 금리 하락으로 연결돼 달러가치 하락을 자극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들어선 중국이 달러 자산보다 유로화 자산을 많이 사들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역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로화가 상승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달러가 하락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중국은 요즘 위안화 가치를 낮추려고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매입하는데, 이 달러를 유로화로 바꿔 유로자산에 투자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려고 달러를 피하고 있다. 달러 약세 흐름이 형성되는 배경이다. 다만 외환보유액 다변화 흐름이 끝물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이는 앞으로 달러 약세의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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