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 채권시장이 5월들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금리 변동이 극도로 제한되고 거래량도 줄어드는 등 무기력했던 이전 모습과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환율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1년째 동결기조를 이어온 통화정책의 무기력함을 대체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매수 포지션을 강화한 영향이다. 외국인은 최근 달러-원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데 편승해 환베팅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3년 국채선물도 5월 들어 4영업일 연속 오르며 매수 포지션을 강화한 외국인 투자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매파적 발언을 강화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멋쩍어 질 지경이다. 이 총재는 5월초 연휴기간인 지난 4일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서"국내 성장이 전망 그대로 간다면 지금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방향 자체는 인하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9일 5월 기준금리 결정을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잠재성장률 이상의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있는 점을 전제한다면 기준금리 방향은 인상 쪽이다"고 말하는 등 매파적 성향을 한층 강화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 발언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날 국채선물이 그의 발언 이후 7틱 오른 105.98에 마감한 게 그 방증이다. 예전 같으면 약세를 보였겠지만 서울 채권시장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금리 수준이 경제 지표와 당국자의 의도 등을 반영하기 보다 수급에 따라 결정된 결과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내외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되는 등 금리 전망의 예측 능력이 떨어지면서 포지션 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외국인의 환베팅에 따른 환율 동향이나 연기금의 투자 동향 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고려해야할 변수도 많아졌다.

연합인포맥스가 오는 14일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2014년 하반기 Fixed Income 시장 대전망(기업 자금조달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세미나에는 곽범국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안태일 국민연금공단 채권운용실장,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헌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서울 채권시장이 어디로 튈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요즘, 최고 전문가들과 고민을 나누어 보는 것은 도움이 될 것같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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