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결같은 영업능력을 자랑하는 증권사 파생상품 세일즈맨이 있다. 중소 증권사에서 큰 욕심 부리지 않고도 부지런한 발품으로한 해 회사 수익의 많은 부분에 기여하는 알토란 같은 인재다.

월가를 묘사하는 영화들에 나오는 인재들이 냉혈한이라면 그는 수더분한 옆집 아저씨같은 매력을 가졌다.

그런 그가 최근 많이 흥분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에 관련된 인재들은모두가 비도덕적이고 개인투자자들의 등이나 쳐서 먹고 사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사법당국이 금융권을 상대로무딘 칼을 함부로 휘두르면서 투자자들의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증권사 대표가 줄줄이 기소된ELW관련 사태를 지목했다.그는 사법당국이 문제삼고 있는 ELW의 경우 거래를 위한 전산속도의 차이가 기회의 공정성 차원에서 시비의 소지가 있지만근본적인 결함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또 ELW 거래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 대부분을 보호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투자는 기회와 위험이 상쇄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ELW투자자 대부분이 지나친 지렛대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 자체를 주목해야 한다는 게그의 주장이다.

그는 또당국이 파생 상품의 순기능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quity-Linked Securities: 이하 ELS)에 대해서도 그는 할말이 많은 것 같았다.

그는 사법당국과 금융당국이 최근 문제를 삼고 있는 ELS 문제도 핵심과 동떨어져 있다고 질타했다.당초 이 문제는 캐나다의 모은행이 백투백(back to back)으로 헤지하기로 했던 상품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불거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백투백 헤지를 기대했던 상품이 어그러졌지만정작 문제를 일으킨 캐나다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자체 헤지에 나선 금융기관만엉뚱하게잡도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언론도 파생상품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지적했다. 최근 파생을 바탕으로 구성한 금융상품으로 대대적인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내 굴지의 대형 증권사가 정작 기관에 가서는 관련 파생상품을 거의 팔지 못하는 현실을 언론도 직시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위험과 수익률을평가할 수 있는 기관은 해당 상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는 반면 개미 투자자들은 앞다퉈 관련 상품을 사는 현실에 대해서 언론들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사법당국,금융당국,언론이파생상품에 대해 좀 더공부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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