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초 이후 10조원 정도의 공격적 매수를 펼치된 외국인이 3월 이후 매도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매도 규모는 1조원 정도로 미미하지만, 외국인이 수급 키를 쥐고 있어서 외국인 매매에 따라 주가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순매도는 작년 12월 이후 누적된 프로그램 차익매물 소화과정에서의 일시적인 현상이고, 유럽계, 조세회피지역 자금을 중심으로 순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1일~7일에 전세계 주식형 펀드에서는 55억7천4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투자지역별로는 신흥국 펀드로는 9억7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선진국 펀드에서는 64억8천1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돼 차별화됐다.

한국관련 4대 뮤추얼펀드로는 14억달러 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절대 규모는 크지 않지만 2주 연속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이와 달리 지난주 외국인은 주식시자에서 1조원을 순매도했다. 1월 6조2천억원, 2월 4조2천억원 등 강한 순매수와 다른 양상이다.

신흥국 자금 유입 추세와 외국인 매매동향이 엇박자를 보인 것은 외국인이 선물옵션동시 만기일을 이용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환율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통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캐리트레이드 여건 둔화에서 나타난 결과"라며 "선진국 3개 통화와 신흥국 2개 통화로 구성된 캐리트레이드 인덱스는 3월 초 1.7%가 하락했는데, 이 동선과 외국인 순매수와 2년 상관계수는 0.9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국관련펀드로 들어오는 자금 대부분인 유럽계, 조세회피지역 자금인데 이들 자금에 변동이 없고, 캐리트레이드 여건도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 자금은 꾸준히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유럽계와 조세회피지역 자금은 글로벌, 글로벌 이머징, 일본 제외 아시아 등 한국관련 펀드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미국계 자금은 글로벌 펀드에서 유출되는 대신 글로벌 이머징 및 일본제외 아시아 등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으로 글로벌 주식형 투자자금 집중이 지속되는 한 한국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은 전반적인 소비업종과 IT업종에 비중확대 전략을 지속하고 있어 IT업종에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재훈 연구원은 "그리스 합의, 미국 신(新)양적완화 기대, 엔화 약세 구도, 중국 지표 개선 등으로 향후 캐리 여건의 우호적 전환될 수 있다"며 "더구나 외국인 매수의 80%가 캐리 여건에 민감한 프로그램 형태였음을 감안하면, 만기일 대량 롤오버와 함께 향후 외국인 수급은 개선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원화를 포함해 이머징마켓 통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 그중에서도 아시아 시장을 여전히 선호하는데다 MSCI 선진시장 편입 가능성, 브릭스시장 대비 이머징마켓의 투자매력 우위 등을 고려할 때 최근 매도를 외국인의 근본적인 시각 선회로 확대 해석할 이유가 없고, 외국인의 매수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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