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김정일 사망으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가중돼 각 증권사들의 내년 코스피 전망 수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21일 현재까지는 이번 리스크가 내년 주가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정일 사망 발표 직후 코스피가 60포인트 넘게 급락했지만, 증권사의 투자전략 담당자들은 대체로 덤덤하게 반응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겠으나 김정일 사망이 내년 투자전략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김정일 사망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김정일 사망 발표 직후 다음날인 20일 코스피는 16포인트 넘게 상승해 1,790선을 회복했다. 이날도 장 초반 4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1,830선까지 올랐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증시를 전망할 때 김정일 사망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만 앞으로 대북 컨트리 리스트(country risk)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신남석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전망치 조정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단언했다.

특히 신 센터장은 "우리 증시는 이미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적용받고 있다"며 "북한 이슈에 굳이 집중하기보다는 유로존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북한 문제는 예상 가능한 사안이 아니라며 증시 전망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설명도 있었다. 전개 가능한 몇 개 시나리오를 마련한다는 정도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이슈는 정치적 사안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이 나서서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라며 "내년 증시 전망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다만 "전쟁 발발이나 북한 체제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예의 주시할 변수가 한 개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기업의 펀더멘털 자체를 위협하지 않는 이상 증시 전망을 수정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변수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보통 1주일 내에 가라앉는다는 분석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럽 문제는 방향이 어느 정도 잡혀 있고, 해결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의 마찰이 생기는 것이지만 북한에서는 내일 당장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며 "증시 전망 수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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