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그룹은 최근 연이은 악재에 이어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SDS까지 부정입찰 혐의가 적발되자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그룹 측은 이번 사안이 그룹 차원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며 선을 긋고 있고, SDS 단독으로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 삼성SDS, 부정입찰 혐의로 6개월 입찰 제한 = 지난 11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선로전환기 납품 계약을 한 삼성SDS가 입찰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했다며, 부정당업자로 지정하고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SDS는 지난 2008년 11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선로전환기 구매계약입찰 때 외국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품을 스페인 고속철도 공사에 적용한 실적이 있는 것처럼 꾸민 서류를 제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SDS가 납품계약을 맺어 114억원 상당의 선로전환기를 납품하자, 경부고속철이 2단계 구간 개통 뒤 지금까지 702회의 장애가 일어났다는 것이 철도공단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SDS는 오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철도공단을 비롯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모든 관급입찰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또, 허위실적서류를 낸 혐의 등으로 경찰에 형사고소도 당하게 됐다.

◇ 삼성그룹, 각종 악재의 연속 = 삼성그룹은 최근 그룹 안팎에서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삼성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대한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서면서, 작년 MRO사업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IMK)에 이어 최근에는 호텔신라가 운영하던 커피·베이커리 전문점 '아티제' 사업도 철수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고, 8개월 넘게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수천억원의 추징금을 받게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탈레스까지 연이어 담합행위가 적발되면서 부랴부랴 그룹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또, 1년째 애플과 특허 소송전을 진행 중인 삼성은 최근에는 국내 최대 통신사인 KT와도 스마트TV 인터넷 사용을 두고 심각한 대립을 겪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와 차녀인 이숙희 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을 둘러싼 여론은 더욱 시끄러워졌다. 여기에 삼성물산 관계자가 미행의혹으로 CJ그룹에 고소되면서 삼성을 둘러싼 여론은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을 둘러싸고 악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재용 사장 등 오너 3세가 많은 지분을 가진 SDS마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삼성으로서는 악재"라며 "특히 이번 사안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공사에 SDS가 불공정 입찰로 안전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목된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 논란확산 차단에 주력 =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 측은 논란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그룹에서는 이번 사안은 개별 계열사의 사안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SDS 입찰 문제는 기본적으로 계열사가 사업을 진행하던 과정에 생긴 문제"라며 "사실 관계 파악 등 공식적인 대처는 해당 계열사가 할 것이고 그룹 차원에서는 대응할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SDS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 철도공단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신청과 취소소송 등에 나설 계획이다.

SDS 관계자는 "허위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만약 입찰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안은 2008년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작년 8월 개정된 법령에 따라 모든 관급입찰에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른 시일 안에 소송 준비를 마쳐 법적 절차를 통해 모든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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