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삼성그룹이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까지 공식화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그룹 3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해 있는 '위기 상황'에서 추진되는 에버랜드의 상장은 그룹 승계 작업을 보다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어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추진을 결의하고 이달 중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 시기는 IPO에 필요한 물리적인 소요 기간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분기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이 3.7%,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3세가 총 41.8%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삼성SDS에 이어 에버랜드까지 상장하게 되면 3세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자산가치가 높아져 경영권 승계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상당 부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삼성SDS도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11.3% 가지고 있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각각 3.9%씩 보유하고 있어 삼성SDS의 상장이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꼽혀왔다.

또 에버랜드가 금융계열사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이건희 회장(지분율 20.7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9.34%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에서도 경영권 승계 작업 가속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에서 이번 에버랜드의 상장은 향후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S와 에버랜드 상장 발표에 앞서 삼성그룹은 최근 1~2년간 출자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지속해왔다.

지난해 10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에버랜드로 이전하고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해 지분을 단순화하는 등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필요할 수 있는 출자에 준비해 왔다.

지난달에는 삼성자산운용을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로, 삼성선물을 삼성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금융계열사도 지주사 전환을 대비해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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