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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람들에게 9.11이 의미 있는 숫자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4.16이 오랫동안 의미 있는 숫자로 남겠다. 4월16일 - 세월호가 침몰한 날이다. 그리고 세월호를 이야기할 때마다 사람들은 너무나 대조적인 두 사람, 타이타닉의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과 세월호의 선장(그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을 떠올린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잘 묘사되었듯 스미스 선장은 배가 침몰하는 상황을 맞아 침착하게 상황을 통제한다. 그는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끝까지 남아 배와 운명을 같이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월호 선장이 타이타닉 선장의 반만큼이라도 행동하였다면 훨씬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 안타까워한다.

그런데 스미스 선장을 무조건 찬양할 일만은 아니다. 물론 그의 행동은 위대하였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타이타닉이 빙산에 충돌하기 전, 그 근처를 지나던 배들이 타이타닉에 빙산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한, 두 차례도 아닌 무려 7번이나! 하지만, 그는 이를 무시하였다. 왜냐하면 타이타닉이야말로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초호화 여객선으로 그때만 하더라도 최고의 배였기 때문이다.

타이타닉이 건조되었을 때 붙여진 별명이 ‘가라앉지 않는 배’ 즉 ‘더 언싱커블(the unsinkable)'이었다. 길이 280미터에 이르는 장대한 크기를 자랑하는데다 배 내부는 16개의 방수구획으로 무장되어 있었기에 사람들은 심지어 “이 배는 하느님도 침몰시키지 못할 것”이라 말할 정도였다. 이런 형편인지라 스미스 선장이 경고를 무시할 만했다. 그는 자부심이 가득했고 배를 믿었다. 그러기에 빙산을 피해 항로를 변경하기는커녕 오히려 배를 전속력으로 질주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아는 바이다.

가라앉지 않는 배는 없다. 그리고 경고를 무시하였을 때 어떻게 되는지 타이타닉은 잘 보여주고 있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주식시장도 같다. 하락하지 않는 주식이란 없다. 아무리 빼어난 우량주일지라도 내내 상승하는 것만은 아니다. 주가란 종종 내리기도 한다. 그런데 타이타닉이나 세월호야 한번 침몰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다행스럽게 주식은 그렇지는 않다. 주가가 내릴 때가 오히려 기회일 때도 있다.

지난주에도 언급하였듯 나는 주가가 내릴 것이라는 ‘경고’를 MACD에서 얻는다. 과거에 MACD가 ‘매도’신호를 나타내면 대체로 주가가 밀렸기에 꽤 신뢰성 있는 지표로 믿고 있다. 그 지표가 지난주부터 매도신호를 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지난주에 좀 하락하여(그렇다고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은 아니다. 연휴를 끼고 있었기에 움직임은 무딜 수밖에 없었다.) 2,000선 아래로 내려선 상황. MACD는 지금도 여전히 ‘매도’를 말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한다거나 혹은 큰 폭으로 상승하리라 주장하기는 어렵다.

물론 일목균형표로 살핀다면 시장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코스피지수는 씩씩하게 구름 위를 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전환선과 기준선의 관계도 역전되지 않았다. 굳이 흠을 잡는다면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 저항을 만나는 정도이다. 이게 지수에 영향을 미쳐 지수의 상승세가 둔해졌고 약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일목균형표와 MACD의 매도신호를 합쳐서 생각한다면 결론은 명쾌해진다. ‘전반적인 추세는 상승세. 단기적으로 좀밀릴수도 있으나 하락폭은 미미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최근의 코스피시장은 ‘지수’를 언급하기에는 어색한 상황이 되고 있다. 지수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정중동’, 변화가 없다. 당장에 상황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개별종목의 각개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럴 때에는 괜히 매수-매도를 반복해보았자 헛심만 쓰인다. 은인자중하며 때를 기다리는 편이 유효하겠다.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을 지지선 삼아 지수가 1,980 이하로 내려서면 매수하는 전략을 주장한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 환율의 일목균형표를 한 번이라도 본다면 누구나 기가 질릴 것이다. 너무나도 막강한 구름이 앞길에 가로막고 서있기 때문. 달러-원의 앞에 버틴 구름은 두꺼우며 강력한 음운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두터워질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도 구름은 하단이 1,025원 언저리이고 상단은 1,052원 이상이니 두께만도 무려 27원 이상을 자랑한다. 현 상황에서도 구름을 돌파하기란 어려울 것 같은데, 앞으로 더 두터워진다면 이를 넘어서서 추세가 바뀐다는 것은 단정하기 불가능하겠다.

환율의 추세나 방향을 운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락세일 수밖에 없고, 내리는 쪽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관심은 ‘방향’이 아니라 ‘속도’에 있다. 당장 이번 주에라도 속칭 ‘세 자리 숫자’에 도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관건일 터. 물론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900원대의 환율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당국도 마냥 팔짱끼고 쳐다보지는 않을 것인바 환율이 무조건 ‘폭락’하는 일은 예상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추세를 위주로 말한다면 달러-원은 앞으로도 내내 하락세이겠다.

5월7일 이후 달러-원 환율은 1,020원 언저리에서 내내 맴돌았던 터. 사정은 크게 바뀔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주식시장이 정중동인데다 해외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도 제자리걸음이고 그런데다 잠시 102.50 부근의 저항선을 돌파하려 시도하였던 달러-엔도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환율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들이 특별한 것이 없는데 환율만 혼자 후다닥 급등 혹은 급락할 공산은 낮다.

지난주에 달러-원은 살짝 반등하는 것 같았으나 결국 매도공세를 이겨내지 못하였다. 이번 주에도 1,020원 언저리에서의 공방은 나름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앞서 밝혔듯 어차피 방향은 정해져 있다면 시간이 갈수록 야금야금 밀리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1,020원이 무너졌으므로 이제는 더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 ‘하락 일변도’를 주장하는 주된 이유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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