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10%대에 육박한 청년 실업률을보면 당혹스럽다. 통계적으로 청년 10명중 한 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이지만 체감하는 바로는 청년 열명중 한 명만 일자리를 구한 것 같다. 우리경제가 인구고령화에 따른 총수요 부족 등너무 빠른 속도로 늙어가면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 조차 만들어주지 못하는 무력감을 보이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반면 물가는 너무 낮다. 오는 12일 통화정책 방향 결정을 위한 정례회의를 가질금융통화위원회 등 통화정책 당국자들이 책임감을 느껴야 할 대목이다. 저물가도 총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을 일부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 추이:지난 2월 10.9%에 달했던 청년실업률은 3월에도 9.9%로 두자릿수에 육박했다>



경제가 한 번 노화되면 좀처럼 성장 경로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웃 나라 일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자릿수 청년실업률과 물가안정목표를 장기 하향 이탈한 저물가를 방치하면 자칫 우리나라 경제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23개월 연속 중기 목표 벗어난 물가= 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가작년 같은 달보다 1.7%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2년 2.2%를 기록한 뒤 23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가 너무 오랫동안, 큰 폭으로 중기 물가 목표 (2.5~3.5%) 구간을 벗어나 있다. 그나마 0%대까지 내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2012년 10월(2.1%)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물가당국의 위안이 되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무려 2년 가까이 중기 안정목표 수준을 이탈했지만 물가 당국인 금통위는 절박하지 않은 듯한 인상이다. 의사록 등을 보면 금통위는 저물가가 수요요인보다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공급 측면이 강한 결과라고진단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 장기 하향 이탈에 대해 총수요 부족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문제의식이나 책임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통화정책 책임성 강화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물가안정목표 장기 하향 이탈과 관련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강화한 만큼 금통위의 책임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DI는 '견실한 경제성장과안정적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이라는 보고서에서 "통화신용정책 운용성과에 대한 외부 평가나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피드백 장치가 없지만 통화정책 선진국인 영국은 사정이 다르다. 영국은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벗어나는 경우 언제든지 재무장관이 영란은행(BOE) 총재에게 공개서한으로 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년에 두번 국회에 제출하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를 겸한 총재의 답변이 그나마 유일한 견제 장치다.

별도의 견제 장치가 없더라도 금통위는 2년 가까이 물가안정목표를 벗어난 데 대해 엄중한 책임감을 느껴야한다. 고령화 등으로 총수요가 부족해졌다면우리 경제의 구조 변화에 대해 금통위 차원의 논쟁이 필요한 시점이다. 잠재성장률 수준이 낮아졌다면적정 인플레이션 수준 자체를 낮추자는 논의라도 진행돼야 한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번은 정확한 시각을 가리킨다. 2년 가까이 지키지도 못한 물가안정 목표가 고장난 시계 신세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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