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원자재를 담보로 한 사기대출 의혹이 확산하자 중국에 보관된 금속들이 한국과 대만으로 옮겨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한국과 대만의 금속창고 운영사들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항에 보관된 금속을 옮기는 것과 관련된 문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창고 운영사 측 한 관계자는 "금속 소유주들이 중국에 있는 재고를 한국과 대만의 런던금속거래소(LME) 지정창고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대만은 중국과 가장 가까워 운송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LME 지정창고 운영사 측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에 구리를 중국에서 대만이나 한국으로 옮기는 데 대한 문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기대출 의혹은 한 원자재 매매상이 칭다오항에 보관된 동일한 원자재를 담보로 여러 은행에서 중복 대출을 받았는지를 최근 중국 당국이 수사하기 시작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원자재 매매상들에 대출을 해준 외국계 은행들은 자체 조사를 벌이는 한편으로 사태 파악을 위해 관련 금융거래를 일시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 중국에 보관된 금속을 옮기려는 것은 불법 혐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피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WSJ는 또 다른 창고회사 관계자는 "칭다오항에 있는 금속들이 곧 떠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금속보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LME는 전 세계적으로 700곳 이상에 창고를 두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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