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 대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연속 하향 조정되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최근 KT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는가 하면 한기평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로 떨어뜨렸다.

최우량 등급 `AAA'에서 추락하거나 조정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초우량 기업들에 대한 등급도 하향되고 있는데, 그 이하 등급에 머물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펀더멘털 자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신용 평가를 받은 곧 78개사 가운데 최상위 등급을 보유한 곳은 20곳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국내 신평사의 평가 기준이고, 해외 평가사들에게서 최상위 등급 평가를 받은 곳은 없다.

그 아랫 단계인 `AA'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일반기업은 모두 91개사다. 사실상 회사채로 자금을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은 여기까지다.

여기에 동부그룹 사태로 인한 비우량 회사채 회피 현상이 더 일어나면 'A'급 이하 비우량물에 대한 시장의 선호가 더 없어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이미 지난 5월중 발행된 신용등급 `AA'이상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이 전체 일반 회사채의 약 94%를 차지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등급평가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된 것이 결국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꼴이 됐다. 신용평가사들이 평가의뢰 수주를 위해 높은 등급을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적격으로 분류되는 `A'등급 회사채도 시장에서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불신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용등급 `A'를 받았던 LIG건설이나 웅진그룹, STX그룹에 대한 기억이 시장에 여전히 각인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이 이번 동부그룹 사태를 의식해 채권시장의 금리변화와 주요 그룹의 자금상황 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중견기업의 자금조달 경색을 풀기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과 신용평가에 대한 신뢰를 되찾으려면 상당 기간 시간과 회복의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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