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I, 내달 12일 회사채 300억 만기 대응 난항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동부CNI에 만기도래 회사채 차환과 관련해 "더 이상의 지원은 없다"고 공식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CNI는 내달 5일 200억원, 12일 3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산은이 차환 지원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동부CNI의 자금 조달에 난항이 예상된다.
동부CNI는 동부하이텍(지분율 12.4%)과 동부제철(14.02%), 동부팜한농(36.8%), 동부건설(22.01%)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핵심 기업이다.
산은 관계자는 30일 "내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CNI 회사채 중 100억원을 산은이 보유하고 있다. 만기를 연장해 주거나 차환 자금을 지원해 주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고 회사 측에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산은의 이러한 입장에 동부CNI는 차환(상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CNI는 내달 5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억원의 회사채는 지난 4월23일 회사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으로 불을 끌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CNI는 당시 7.800%의 금리로 2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자금을 마련해뒀다. 산은과 계열 증권사인 동부증권이 100억원씩 인수하면서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내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300억원의 회사채를 갚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이 바닥을 드러낸 탓이다.
동부CNI는 당초 경기도 안산시 성곡동에 위치한 안산공장의 토지와 건물, 구축물 및 기계장치 등 269억5천만원 상당을 담보로 제공하고 담보부사채를 발행해 250억원의 자금을 조달 한 뒤 대응하려고 했다.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무산돼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 공동관리 논의가 공식화하면서 동부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결국 지난 27일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서 발행을 포기했다.
동부CNI가 내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한다.
동부그룹은 과거 동부팜한농의 외부자금을 유치하면서 재무적투자자와 드래그얼롱 계약을 맺었다. 동부CNI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계약에 따라 동부팜한농의 경영권은 재무적투자자에 넘어간다. 사실상 동부그룹의 비금융계열 해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동부CNI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행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동부그룹은 법정관리만은 막겠다면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담보부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담보로 내놨던 안산공장을 활용해 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받는 것을 고려중이다. 금융권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다.
회사를 분할 해 금융 IT 부문을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에 매각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비금융계열사의 부실을 금융계열사로 전이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부화재 등 알짜 금융계열사들이 비금융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자금을 동원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라고 압박하자 동부그룹이 "금융과 비금융 계열사는 완벽하게 구분돼 있다"며 거부했던 것과도 배치된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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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명 고유권 기자
- 입력 2014.06.30 07:27
- 수정 2014.06.30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