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경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주 나온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터무니없이 낮았다. 4월에 발표된 잠정치(1.0%)는 좋았으나 5월에 나온 수정치(-0.1%), 6월에 나온 확정치(-2.9%) 등 데이터를 재수정할 때마다 더 나쁜 지표가 나와 미국 경제가 다시 고꾸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변수를 고려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의 경제불안이 수면위로 떠오를지 모른다는 걱정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숫자가 주는 충격 때문에 공포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이 1분기에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분기에 한파가 있어 경제활동이 위축됐고 통계 당국이 잠정치 계산시 오바마케어 효과를 과대평가해 그 후유증으로 숫자가 나빠졌다는 지적이다. 2분기에는 이런 변수가 사라진다.

경제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1분기에 악화했던 각종 경제지표가 2분기에는 호전되고 있다. 고용과 소비, 제조업, 주택 등 다양한 지표들이 순항하고 있다. 1분기에 나빴던 지표들은 이미 경제주체들이 알고 있다. 시장에도 모두 반영돼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도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를 반영해 6월 열린 회의에서 경제 전망을 조정했다.

미국의 물가를 보면 성장률 부진에 대한 우려가 기우임이 드러난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2.1% 올랐다. 연준이 물가지표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1.8% 상승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0%)에 육박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가가 오른다는 건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으나 경기침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인플레이션보다 무서운 것은 디플레이션이다. 이른바 D의 공포다. 유럽은 지금 D의 공포를 겪고 있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반대다. 돈줄죄기를 진행하며 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있고, 조기 금리 인상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파 때문에 잠깐 멈칫거린 미국 경제가 2분기부터는 다시 고공비행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은 미국 경제가 3% 이상의 고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는 그러한 미국 경제의 흐름을 확인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1일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공개된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르키트가 지난 주 발표한 미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7.5로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경기회복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다. ISM 지표에서도 그런 흐름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6월 고용지표도 주목할 만하다. 6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20만~22만명 증가로 예상된다. 5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21만7천명이었다. 통상 미국에선 월간 2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평가한다. 실업률은 5월과 같은 6.3%로 전망된다. 고용지표는 보통 매월 첫째 주 금요일 발표된다. 예정대로라면 4일(금)이 D-데이지만 독립기념일 휴일이 겹쳐 하루 앞선 3일(목)에 공개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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