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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영부인과 함께 축산시험장을 시찰하였다. 부인과 대통령이 서로 떨어져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영부인이 마침 양계장에서 수탉이 암탉과 짝짓기를 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영부인이 안내인에게 물었다. “쟤들은 얼마나 자주 저런 짓을 하지요?” 안내인이 답했다. “말도 못합니다. 하루에 열두 차례 이상은 할걸요 아마?” 그러자 영부인은 “그 이야기를 꼭 대통령에게 전해주세요”라고 부탁하였다.

대통령이 닭장에 들어왔을 때 안내인은 영부인의 부탁대로 이야기를 전했다. 그 말을 들은 대통령이 물었다. “그런데 항상 같은 암탉입니까?” 안내인이 대답했다. “천만에요. 수탉은 매번 다른 암탉과 하지요.” 대통령이 즉각 말했다. “그 이야기를 꼭 영부인에게 해드리세요.”

이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미국의 30대 대통령(1923~1929)을 지낸 쿨리지라고 전해진다. 사실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이 일화에서 ‘쿨리지 효과’라는 말이 생겼다. 쿨리지 효과란 이미 거쳐 간 섹스 파트너에는 흥미를 잃는 수컷이지만(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암컷 역시 상대에 흥미를 잃는다) 새로운 암컷에는 또다시 성적욕구가 발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특성은 닭을 포함하여 쥐, 다람쥐 등 대부분 포유류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된다.(인간도 포유류인지라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영 지지부진하다. 미국의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물먹은 솜처럼 축 처져 있다. 위로는 2,020선 아래로 1,970선이 각각 저항과 지지선의 역할을 하면서 시장은 기약 없는 박스권 행진만 이어가고 있을 따름. 답답하다. 더구나 여름 더위에 장마까지 닥칠 예정이니 지루한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미국이나 다른 나라 증시는 괜찮은데 무엇 때문에 우리나라만 영 엉망일까? 억지스러운 해석이겠지만 혹시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이 ‘한번 거쳐 간 파트너에 흥미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얼핏 든다. 물론 그럴 리야 없겠다만, 행여나 만의 하나라도 그와 같은 억지 해석이 들어맞는다면 정말 큰일이다. 이들에게 ‘쿨리지 효과’를 촉발할 무언가 좋은 대책이 나와야 할 터인데 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앞에서도 썼지만 코스피지수의 차트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다 나온다. 얼마 전에 만났던 한 후배(그는 촉망받는 애널리스트이다)는 나더러 “이러다가 기술적분석가 다 굶어죽겠다”라고 투덜거렸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나라고 뾰쪽한 수가 있겠나. 아무리 쳐다보아도 차트에는 별달리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긍정적으로 볼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강조하였던 20일 이동평균선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한동안 그 아래에 있으며 위기감을 조성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20일선을 상향돌파하였다. 또한, 일목균형표 구름이 튼튼한 지지선이 되면서 지수가 2,000선을 넘겼고, 전환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 이런 것만 놓고 본다면 까짓 눈 질끈 감고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그런가? 지수가 2,020선에 근접하면서 주춤거리는 현상이 단박에 눈에 뜨이는데 무작정 “Go!"만을 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지난주 4일(금요일)이 대표적이다. 상승세가 이어지던 와중에 고점에서 긴 장대음선이 만들어진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더구나 그게 강력한 지지선 근방에서 나타난 일이니 상승추세의 입장에서는 더욱 아프다.

덩달아 단기추세를 알리는 스토캐스틱은 어느새 고개를 숙였다. 또다시 며칠은 지수가 주춤거릴 공산이 높다. 다만, 일간차트와 주간차트 어디를 보더라도 공통적으로 지수는 구름 위에 굳건히 머물러 있으니 상승추세가 사라진 것은 분명 아니다. 지루하지만, 소폭 상승/하락을 반복하면서 방향을 모색하는 기간이 또 이어질 참. 물론 이러다가 곧 방향이 잡히겠다만...

(달러-원 주간전망)

드디어(!) 1,010원선마저 무너졌다. 물론 ‘환율 세 자리 숫자’의 시대가 단박에 도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에도 주장하였듯 달러-원의 하락 혹은 1,000원의 붕괴는 시간의 문제이지 방향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차트는 너무나 뚜렷하여 언급하는 일조차 쑥스럽다.

특히 1,010원이 무너진 시기가 월말이 아니라 월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만일 지난 6월말에 1,010원 지지선이 무너졌다면 나름 도망칠 구석이라도 있다. 일시적인 현상, 월말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몰린 탓에 나타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할 수도 있었겠다. 그러나 하필이면 월초에 와르르 지지선이 무너진지라 ‘일시적’ 운운하기에 궁색해졌다. 오히려 환율의 하락은 새삼 구조적, 추세적인 현상이라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을 말한다면 1,020원이 무너질 때에 우리는 이미 각오하였다.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1,020원을 방어하였던 이유는 1,000원을 막으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터. 그러나 1,020원이 무너지고 1,010원 선마저 매도공세에 길을 내주었는데 이 판국에 여전히 ‘세 자리 숫자’ 시대가 오지 않으리라 주장하기란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환율은 이미 기술적분석의 손을 떠났다. 당국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하느냐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따름이지 이를 차트에서 읽어낼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일목균형표건 20일이동평균선이건 혹은 다른 기술적지표건 무엇을 동원하더라도 추세가 하락세라는 사실이다. 그거 말고는 기술적분석, 차트로는 할 말이 없다. 도무지 ‘롱 포지션’은 내키지 않는다. 나야 계속 ‘숏’ 일변도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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