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중국의 건설업체인 후아통 로드앤브리지 그룹(Huatong Road & Bridge Group)이 다음 주 만기가 돌아오는 4억위안(미화 6천450만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지급불이행)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이 업체는 원금과 이자 모두를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원금과 이자 상환 모두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왕 가오루이 후아통 회장은 중국 당국의 공식 조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아직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업체는 말했다.

업체는 조사의 세부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산시위원회는 지난 10일 웹사이트를 통해 위법 가능성 때문에 왕 회장의 회원자격이 박탈됐다고 밝혔다.

씨틱증권은 만약 후아통이 디폴트에 처하면 이는 지난 3월 첫번째 디폴트 사례인 태양광 기업 상하이차오리 솔라에너지 때보다 채권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차오리 채권은 고수익 채권이었으며 지난해부터 그 위험이 드러났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자를 받을 수 없다는 예상을 이미 해왔다. 그러나 후아통의 경우는 긴급한 경우로 투자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갖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변화하는 경제 여건에서 현금 흐름이 취약한 민간 기업들의 채권투자를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없다면 이들 기업의 여건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상하이 차오리는 채권단에 대한 이자지급에 실패해 첫번째 국내기업 디폴트 사례가 됐다.

무디스의 아이반 청 선임 부사장은 "중국 정부가 상하이 차오리의 디폴트를 통해 시장에 규율을 불어넣으려고 시사한 이후 디폴트는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비슷한 위험이 다른 업종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아통은 산시성 소재 기업으로 이표 7.3%의 1년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의 만기는 오는 23일로 이자를 포함한 부채 규모는 모두 4억2천920만위안에 달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크리스토퍼 리 매니징디렉터는 "후아통의 디폴트 가능성은 소규모의 취약한 채권 발행업체의 디폴트 리스크가 커졌다는 신호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잉여설비 상태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 처한 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며 건설에 대한 투자가 줄어듦에 따라 후아통과 같은 건설사는 취약한 여건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리 디렉터는 부동산 판매가 둔화하면서 건설업체에 대한 부동산 개발업체의 대금 지급이 오래 걸리게 되고 이것이 현금 흐름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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