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카드사들이 대표적인 국제브랜드인 비자·마스터카드가 아닌 다른 국제카드사들과 손잡고 수수료가 없는 카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부당한 국부유출을 막는다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8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제휴를 맺고 국내 사용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제휴 카드 출시를 검토 중이다.

앞서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는 아멕스와 손잡고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국내 사용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에스앤(S&)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 연회비는 국내 카드와 같은 1만원이다. 해외 결제시 해당 가맹점을 이용하는 대가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되는 구조다.

신한카드는 이번 제휴로 한 해 평균 40억원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됐다.

KB국민카드도 최근 일본의 JCB와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 케이월드(K-WORLD)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가 붙여진 카드는 국내 사용 수수료가 없고 해외 결제시에도 기존 1%의 절반이 0.5%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하나SK카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아멕스와 제휴해 해외 사용 수수료가 없는 '하나SK 글로벌페이 체크카드'를 내놨다.

해외 수수료 없는 카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월 실적조건 없이 미국달러로 거래하는 모든 해외가맹점(온라인포함)에서 해외이용수수료가 무료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탈 비자·마스터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국외결제망을 전혀 쓰지 않는 국내 결제에도 지불해야했던 수수료 때문이다.

비자·마스터는 국내사용 분담금 명목으로 결제금액에 대해 0.04% 가량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해외에 나간 적이 없어도 비자.마스터 로고가 찍힌 카드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받아왔던 것.

이렇게 지급한 수수료는 연 평균 1천억원이 넘는다.

금융위는 올 초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국제브랜드 카드 이용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과의 통상분쟁으로까지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한 발 물러섰다. 때문에 최근 카드사들이 스스로 불필요한 수수료 줄이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대형카드사 사장은 "아멕스가 동남아시아와 호주, 인도 등과 접촉하며 새로운 가맹점 확보에 적극적이다"며 "여전히 비자와 마스터의 국내 점유율이 절대적이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 된다면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