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태에 대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는 러시아 자체를 비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혹독하게 비판하는 것을 피하려 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일례로 전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했으며 러시아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이들을 충동했다. 러시아가 그들을 훈련시켰다. 러시아가 대공용 무기를 포함한 군사 장비와 무기로 이들을 무장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때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더 신중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공정하고 완전한 조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이들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는 푸틴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태와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행동에 당황해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협하겠다는 광범위한 프로그램을 폐기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출구 깜빡이(exit ramp)'를 찾고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강력한 비판을 삼가고 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출구전략을 설득하고 푸틴 대통령 스스로도 기존의 정책을 철회하는 것에 굴욕감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매체는 말했다.

여기에다 오바마 정부가 세계의 다른 혼란스러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일례로, 시리아 사태에서도 러시아의 영향력을 이용해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제거할 수 있었다. 향후 내전 때 광범위한 해결책을 찾는 데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란 사태에서도 미국과 러시아 및 다른 강대국들이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데 있어서 단합된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지 않음으로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철수하고 푸틴 대통령과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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