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롯데그룹이 장외거래를 통해 계열사간 지분을 대거 이동한 것은 1차적으로 순환출자 해소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오후 롯데역사, 롯데닷컴 등이 롯데건설 주식을 호텔롯데에 매각했고,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이 보유했던 롯데상사 주식을 롯데쇼핑이 매입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이동의 1차 목적은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거의 모든 경우에 순환출자 해소 효과가 있는데, 이번 이동 이후에도 순환출자는 완벽하게 해소되지 못해 앞으로도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지분이동 등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동 전 롯데그룹의 순환출자는 51개에 달하며 이중 롯데쇼핑이 43개, 롯데칠성이 24개, 롯데제과가 12개의 연결고리에 엮여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또 이번 지분 이동에서 유통과 식품·화학 등의 계열 분리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이 축이 되는 유통·상사와 롯데제과가 축이 되는 식품(또는 화학 포함)의 계열간 통합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일본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공개되지 않아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2세 경영 구도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이 향후 각기 다른 계열을 경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순환출자 해소는 롯데그룹 기업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경영 투명성이 올라가고 기업 구조조정과 신규 투자 유치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그룹의 음식료 섹터인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는 특히 계열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 향상 수혜주로 지목됐다.

이 연구원은 "계열간 지배구조가 재정렬되면 이들 3사는 식품 계열에서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불필요한 자산(비 식품 계열 주식)의 유동화를 통해 사업 확장의 기회를 누릴 수도 있다"며 "주가 최대 할인 요인인 유동성 문제도 지배구조 정리 이후에 진행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롯데제과는 호델롯데 다음으로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율 상승을 볼 때,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축에 있는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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