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혼조 양상을 보인 가운데 보합권을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속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과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하락했고, 엔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유로존과 중국의 지표 호조에도 미국의 주택지표 부진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고용·주택시장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만9천명 감소한 28만4천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돼 2006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켓워치 조사치 31만명을 대폭 밑돈 것이다.

반면 지난 6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8.1% 감소한 연율 40만6천채를 기록해 3개월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시장 예상치 47만5천채도 밑돌았다.

5월 신규 주택판매는 당초 50만4천채에서 44만2천채로 하향 조정됐다.

유로존의 7월 합성 PMI 예비치는 54.0을 나타내 전월 수치이자 전문가 전망치인 52.8을 모두 웃돌았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의 같은 달 HSBC 제조업 PMI 예비치는 18개월만의 최고치인 52.0으로 발표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수정 세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종전에 비해 0.3%포인트 하향한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0%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임에 따라 보합권에서 등락이 엇갈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83포인트(0.02%) 하락한 17,083.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97포인트(0.05%) 높아진 1,987.98에 끝나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9포인트(0.04%) 밀린 4,472.11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의 고용지표 등이 양호하게 나온 데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페이스북과 포드차 등 기업들의 실적도 월가의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왔다.

개장 전 발표된 중국과 유로존의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주가는 그러나 신규주택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온 뒤로는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상승장과 하락장을 오가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S&P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지수가 조정장 없이 강세를 지속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7월 미국의 제조업 PMI 예비치는 전월의 57.3에서 56.3으로 하락했다. 이는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도 다수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전날 장 마감 후 실적발표에서 분기 순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밝혀 주가는 5.2% 올랐다.

포드차도 순익이 예상을 상회해 주가가 0.3% 상승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리콜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순익이 80% 급감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주가는 4.5% 밀렸다.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역시 매출이 예상을 밑돌아 3.1% 하락했다.

월마트는 최고경영자(CEO)인 빌 사이먼의 사임 소식에 0.8% 떨어졌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속에 유로존과 중국 제조업 활동이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0/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8bp 상승한 연 2.506%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0/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3.3bp 오른 3.297%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6bp 높아진 1.696%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에 중국과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후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가 호조를 기록해 국채가격이 낙폭을 확대했으나, 이후 주택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낙폭이 줄어들기도 했다.

국채시장은 IMF의 세계 성장률 전망 하향에는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재무부는 이날 오후 1시에 15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물가연동국채(TIPS)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 발표 뒤에도 국채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했다.

낙찰금리는 연 0.249%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9배로 지난 6차례 평균인 2.52배를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3.1%로 지난 평균인 53.8%를 소폭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0.3%로 지난 평균인 8.8%를 상회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과 유럽발 지표 호조가 미국 주택지표 실망감을 상쇄했다면서 여기에 미국의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 호조 역시 국채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남은 기간에 2.00%와 3.00%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 경제지표와 지정학적 불안정이 거래를 주도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엔화는 미국과 유로존, 중국의 경제지표가 대체로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8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48엔보다 0.33엔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7.0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6.63보다 0.44엔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46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63달러보다 0.0003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유럽시장에서부터 유로존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달러화와 엔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엔화는 지정학적 불안정이 외환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후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여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확대했고 유로화에는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미국 주택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냈음에도 달러화의 대 엔화 강세가 이어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통상적인 외환시장의 패턴은 기대에 의해 매수와 매도를 결정한 뒤 여러 재료를 고려해 이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라면서도 극도로 낮은 변동성 하에서는 기대에 편승해 포지션을 조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의 대 엔화 등의 움직임은 확고한 촉매제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움직임은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윤곽이 드러날 초가을께나 활발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화에 대한 거래가 증가하는 것도 달러-엔의 낮은 변동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유로화가 점진적으로 캐리트레이드 통화가 되고 있다면서 캐리트레이드 통화가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대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유로존 지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책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강하다면서 이는 유로화를 펀딩(funding) 통화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전날 영란은행(BOE)이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인 데다 영국의 소매판매 실망으로 달러화에 이틀 연속 하락하며 1.7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파운드당 1.6987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7044달러보다 0.0057달러 낮아졌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중국과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에도 미국의 주택지표 실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5달러(1%) 낮아진 102.07달러에 마쳤다.

이날 유럽연합(EU) 고위 지도자들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에 따른 대 러시아 제재를 위해 회동했으나 새로운 소식이 없어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투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별다른 소식이 나오지 않는 것도 지정학적 불안정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전 세계 원유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줄지에 의문을 표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정과 관련된 새로운 소식이 나오지 않는다면 유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보이며 정유사들은 원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을에 대비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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