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16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1시간 20여분 가량 진행된 삼성전자 주주총회장에는 시종일관 박수와 고함 소리가 뒤섞였다. 작년 최대 실적을 칭찬하는 주주들의 발언이 연이어 나왔지만, 경영방식과 사회적책임 부족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회의 의사봉을 잡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총을 시작하는 자리에서 작년에 달성한 실적을 설명하며 "이쯤에서 박수 한번 주시죠"라며 최대 실적을 자평했다.

이에 대해 한 개인주주는 "50개 기업에 다 투자해봤지만 모두 큰 손해를 봤다"며 "그런데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 덕분에 유일하게 요즘 투자이익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개인주주도 "44년간 주식투자를 하며 여러 기업을 분석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같이 건실한 기업이 없다"며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임직원의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작년 실적에 대해서는 대체로 주주들의 평가가 좋았지만, 일부 경영방식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휴대폰 가격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한 주주는 "최대실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과징금을 내는 기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달라"며 "삼성전자가 사회적 책임감을 다해 신망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도 "배당을 많이 해 외국 투자자의 배만 불릴 필요 없이 그 돈을 차라리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지성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한 주주는 최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며 "최 부회장은 대표이사이면서도 백혈병 피해자에 대한 대책 마련을 미루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사내이사도 아닌 이건희 회장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최 부회장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은 "주주의 질책은 소중한 것이니 새겨듣겠다"면서도 "현재 대표이사로서 충분히 권한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작년에 이만큼 성과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회의 도중 질문 순서와 관련해 의사진행을 맡은 최 부회장과 소액 주주 사이에 잠시 언쟁도 있었다.

한 주주가 사측의 감사보고 후 바로 질의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최 부회장이 영업보고 후 일괄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주겠다며 회의를 그대로 진행했다.

이에 대해 주주가 "왜 발언권을 주지 않느냐"며 언성을 높여 강하게 반발하자, 최 부회장도 "회의 진행 순서는 주종 의장이 정하는 것이니 협조해 달라"며 대응해 한동안 언쟁이 이어졌다.

이후 최 부회장은 "의사 진행 과정에서 주주의 불만이 있었다면 죄송하다"며 "항상 주주들의 의견을 모두 경청해서 듣겠다"고 말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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