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약해지고 있는 성장 프리미엄보다 증가하는 배당 프리미엄에 주목하라"

어느 때보다 배당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정책으로 시작된 배당 요구와 기업들의 넘치는 현금을 감안할 때 배당은 거스를 수 없는 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찬 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주목하라'는 말은 옛 말이 될 듯 하다.

29일 이트레이드증권은 "성장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배당 같은 확실한 수익 보장이 투자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1% 수준의 예금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이라면 리스크 자산인 주식에 조금이나마 눈길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해정 연구원은 "성장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배당수익률 4%(바람일 뿐. 현실적으로는 2%라도 만족할 수 있다)라면 새로운 가치평가가 가능하고 재평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배당 기대가 큰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이런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리고, 배당수익률 2% 중반수준(2000년 중반수준)으로 높이면 어떻게 될까.

PBR이 2000년 이후 평균 수준(2.13배)까지만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200만원이 가능하다. 다른 종목들이 배당여력이 많지 않아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증가분 만으로 코스피 2,200이 가능하다.

한국시장 배당성향이 높아지면서 미국 및 대만 시장 등과 비교한 밸류에이션(PBR) 할인율이 축소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2000년대 중반 수준까지 정도만 배당성향이 올라가는 것을 가정하면 미국 시장과는 50% 할인율, 대만 시장과는 70% 수준의 할인율을 받게 된다.

현재 한국시장 PBR(IBES 기준)이 1.02배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시장과 비교할 경우 코스피는 2,425, 대만시장과 비교할 경우 2,547 수준까지 가능하다. 평균하게 되면 2,486다.

양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색깔이 바뀐다면 한국시장의 색깔도 바뀔 수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회복과정에서 경기모멘텀을 그대로 반영하는 모멘텀 시장의 성격을 보여줬는데, 이후의 모습은 달라졌고 지금은 그 변화의 변곡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당 변화는 한국시장의 색깔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동인이 될 것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배당에 관심은 2000년 중반과 오버랩되는데, 당시에는 중소형주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면 지금은 대형주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멘텀 시장 성격을 지닌 한국시장이 준선진시장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신흥시장에 아직 머무는데, 배당 변화는 한국시장이 선진시장으로 진입하는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

이미 가능성은 중소형 지주회사가 보여주고 있다.

중소형주들의 배당이 증가하면서 자회사에서 들어오는 현금흐름이 좋아져 중소형 지주회사들은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문제는 대기업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POSCO, GS, 한화, CJ, 두산, 신세계주요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은 이익 규모가 커진 만큼 전체 배당규모도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은 감소했다. 늘어난 이익규모에 비해 배당은 인색했던 것이다.

양 연구원은 "기본적으로는 주요 그룹들의 배당성향 바뀌어야 한다"며 "주요 그룹별로 배당성향이 증가한다면 중소형 지주회사의 흐름처럼 그룹주의 밸류에이션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배당성장주로 삼성전자, 한국전력, 신한지주, LG생활건강, SK C&C, 기업은행, 강원랜드, KCC를 제시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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